다운재킷 변칙세일 “심하네”… 아웃도어 정상가 구입하면 ‘호갱’

입력 2014-11-24 02:28

#이영희(28)씨는 최근 백화점에 들렀다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3일 전에 정상가로 산 다운재킷이 30% 세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세일 기간이 무려 70일로 12월말까지 이어지니 사실상 정가가 할인가 아니냐. 조금 일찍 구입한 나만 바가지를 쓴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백화점이나 아웃도어 매장에서 정상가로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은 이제 ‘호갱’ 소리를 피할 수가 없게 됐다. 신상품의 경우에도 출시 후 바로 세일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아웃도어 업체들은 겨울이 시작되기도 전에 겨울 신상 다운재킷을 30∼50% 이상 할인판매하고 있어 사실상 사기죄에 해당하는 ‘변칙할인’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변칙할인은 제품을 출하할 때부터 제조업체에서 실제로 판매를 희망하는 가격을 할인판매가격으로 표시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대법 판례에 변칙세일은 ‘기망’ 행위로 인정하고 사기죄를 적용한 경우가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현재 올해 신상품인 몇몇 다운재킷을 30-40% 할인 중이다. ‘LD마리아 다운코트’는 밀레 공식 인터넷 쇼핑몰에는 판매가가 51만원이지만 30% 할인해서 35만7000원에 판매중이다. 하지만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할인가인 35만7000원을 판매가로 올려놓고 그 가격에서 5∼10%정도 쿠폰, 카드 할인이 들어간다. 실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30만원대 초반인데 밀레는 정상판매가격을 51만원으로 기재해 놓고 30% 대폭 할인 하는 것처럼 해놓고 있는 것이다.

40%이상 할인하는 밀레 ‘투어링 헤비’, ‘벨리라 헤비’는 물론이고 30% 할인 중인 ‘LD 아스터 다운’, ‘LD 윈드스토퍼 에이치 다운’도 기한 없이 할인가로 판매되고 있다. 밀레 관계자도 “기획팀에서 정한 일부 품목만 할인하고 있는데, 한 번 할인 한 제품을 정상 가격으로 돌리긴 어려워 할인 가격으로 계속 판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밀레의 패밀리 브랜드 엠리밋의 경우도 론칭 1주년을 맞아 10월부터 12월 말까지 무려 70일 동안 다운재킷 신상품을 30% 할인한다. 실제 겨울 상품 주 판매 시기 내내 신상품을 할인하고 있어 사실상 정상판매가가 의미 없는 실정이다.

기획상품이라는 명목 아래 블랙야크도 신상 다운재킷을 30∼39% 할인 중이다. 마모트는 선판매라는 타이틀로 일명 ‘소지섭 재킷’으로 불리는 ‘윈디브룩 파카’를 43% 할인 판매하고 있다. 아웃도어 업계에서 보통 8월 한 달 정도 이벤트성으로 진행했던 것에 비해 마모트는 11월까지 이어지고 있어 선판매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아웃도어 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비난받는 이유다.

김 난 쿠키뉴스 기자 na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