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57)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은 “상호 이해와 소통, 그것에서 나오는 신뢰가 없이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사회가 발전하고, 구성원들의 의견과 주장이 분명해지기 때문에 일방적으로는 어떤 일도 못한다”며 “국가 중요사업은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경북 울진군과 신한울원자력발전소 건설 협상을 이끌어낸 조 사장과 23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협상이 타결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식으로 협상을 진행했나.
“기본적으로 원전 건설의 필요성에 직면한 우리나 지역발전 숙원사업을 해결해야 하는 울진군이 서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에 동의했다. 소통과 양보가 협상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협상 과정에서 서로 많은 대화를 통해 이해하고, 일정 부분 양보하게 됐다. 상대방 입장을 먼저 이해해주고 협상에 임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주민동의 부분은 어떤 식으로 이끌어냈나.
“지방은 지장자치단체장이 있고, 군·시의 의회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별개로 주민대표단도 구성된다. 울진군도 범울진대책위가 있었다. 그런데 군 의회 의장이 협상 파트너인 범대위 위원장이었다. 창구가 일원화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그분을 통해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듣고 협상할 수 있었다.”
-지원 규모는 매년 260억원 법정 지원금 외에 8개 사업 2800억원을 지역개발에 투자한다는 것인데, 액수에 대한 논란도 일부 있다.
“통상 특별지원금을 2기 기준으로 하면 약 1500억인데, 신한울발전소에 4개를 짓기 때문에 2800억원 정도면 합리적이다. 올 초 신고리 2개 타결하면서 약 1500억원 정도 지원하기로 했다. 기회비용과 비교해야 한다. 과거 안 주던 걸 왜 주느냐고 따지면 어렵다.”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있다. 실제 건설 중인 신한울 1, 2호기 부품에도 시험성적서 미비 등으로 반품 조치한 바 있는데.
“전량 전수조사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은 다 바꿨고, 안전성 평가도 다 끝났다. 어느 나라도 이렇게 전수조사를 통해 클리어하게 하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가 원전 선진국인 프랑스보다 안전성은 더 높다. 국제 원자력 학술지 등에서 모두 인정한다. 물론 경계를 소홀히 하진 않겠지만 과도한 걱정은 할 필요 없다.”
-이후 강원도 삼척과 경북 영덕 협상은 어떻게 할 것인가. 영덕 원전 건설에는 정부 지원금 1조5000억원을 투입한다고 하던데.
“울진과의 협상을 되새기며 지역 민심을 얻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합리적으로 지원할 것은 다할 것이다. 삼척도 주민투표를 통해 안 한다고 해서 그렇지, 하겠다면 비슷하게 정부 지원이 추진될 것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양보가 해답이다-인터뷰] 울진 원전 대타협, 조석 한수원 사장 “일방적으론 어떤 일도 못해…”
입력 2014-11-24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