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이야기… 고종 수발 러시아 손탁 첫 도입, 해방후 확산… 귀하신 몸 대접

입력 2014-11-24 02:10

한국에 최초로 커피를 도입한 사람은 안토니엣 손탁이라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웨벨 러시아공사의 처형으로 공사가 부임할 때 따라 들어와 명성황후 시해 후 러시아공사관으로 파천한 고종황제를 가까이서 수발을 들었던 여인이다. 러시아공사관으로 파천한 고종은 이 때 극도의 노이로제로 주변 사람들을 불신해 수라상도 한국 사람이 아닌 웨벨 러시아 공사의 처형인 안토니엣 손탁으로 하여금 짓게 해 먹었다. 양식을 먹다 보니 자연스레 커피에 맛을 들이게 된 것이다.

고종은 손탁을 신임해 러시아공사관 입구에 호텔을 지어 그녀에게 주었다. 손탁은 2층 양옥으로 지어진 이 건물의 아래층에 식당 겸 커피숍을 열었는데 이곳이 한국 최초의 커피숍이다.

고종황제는 환궁 후에도 커피를 즐겼는데, 당시 러시아 이권의 앞잡이였던 김홍륙 등이 이를 이용해 커피에 독을 넣어 고종황제와 황태자의 독살을 음모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커피는 1945년 해방 이후 미군의 진주로 시장이 개발돼 이후 국민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라 자연스럽게 시장 확대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 당시의 커피는 거의 다 밀수된 것으로 귀한 존재였다. 커피가 귀하다 보니 담배꽁초로 색깔을 낸 ‘꽁피’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커피가 직접 만들어진 것은 1970년대 초반 동서식품에 의해서였다. 미국 제너럴 푸드社와기술 제휴한 동서식품은 맥스웰하우스 커피를 국내에서 생산했고 미원음료, 한국 네슬레 등이 뒤를 이어 커피 생산에 나섰다. 커피와 크림 설탕이 배합된 커피믹스는 1976년 12월 동서식품을 통해 탄생됐다. 커피와 크리머와 설탕을 이상적으로 배합한 고급 방습포장의 1회용 가용성 커피믹스는 커피 생산의 노하우를 응용해 인스턴트 커피를 한 차원 발전시킨 파생제품이었다. 커피믹스는 휴대하기 간편하고 보관하기 쉽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지 더운 물만 있으면 손쉽게 마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조규봉 쿠키뉴스 기자 ckb@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