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 양복을 입은 기독교 지도자들이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사무총장 김춘규 장로의 인도에 맞춰 줄지어 섰다.
환한 표정이었다. 잠시 목을 가다듬은 김 사무총장이 “이제 한국교회는 하나가 돼야 한다. 연합과 일치하자는 의미로 언론 앞에서 함께 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갖겠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교연의 대표회장, 한국장로교총연합회와 세계복음화협의회, 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의 대표,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여의도순복음과 기하성 등 각 교단 총회장들이 함께 한 이날 ‘한국기독교 선교 130주년 기념대성회’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은 한교연 한영훈 대표회장과 김요셉 전 대표회장의 가운데 앉아 대화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 친밀감을 과시했다. 두 연합기관 지도부의 소통하는 모습은 앞으로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한기총과 한교연의 현직 대표회장이 공개적인 행사장에서 손을 맞잡은 것은 양 기관이 2011년 분열된 뒤 처음이다.
한교연 한 대표회장은 인사말에서 “그리스도의 몸을 덧입은 한국교회가 분열과 분쟁에 휩싸인 것은 이유가 어떻든 모든 교회 지도자들의 책임이며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회개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기총 이 대표회장은 축사에서 “한국교회는 성령으로 새롭게 변화돼야 한다”면서 “한국교회는 무엇보다 성령 안에서 하나 되고 겸손한 자세로 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종현 예장백석 총회장은 설교에서 “기독교 선교 13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교회에 주어진 과제는 연합”이라며 “교회가 하나 되지 않고는 복음을 전할 수 없다. 우리끼리 싸우고 비난한다면 누가 우리를 보고 믿는 자라 칭하겠는가. 믿음으로 십자가를 질 때 한국교회 안에 용서와 화해가 일어날 줄 믿는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한교연은 5개항이 담긴 ‘한국기독교 선교 130주년 선언문’을 발표했다. ‘한국기독교선교 130주년 대성회 참석자 일동’ 이름의 선언문은 “우리는 모두 복음에 빚진 자로서 뜨거운 선교 열정을 한데 모아 한국교회의 일치와 연합을 위해 복음의 일꾼으로 섬김의 사명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참석자 2000여명은 ‘나라와 민족의 평화와 통일’ ‘13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의 부흥’ ‘열방의 복음화’ 등의 제목으로 기도했다. 죄와 허물, 한국교회 분열과 갈등에 대한 회개와 영적 각성을 위한 기도와 메시지도 줄을 이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 이신웅 목사는 대표기도에서 “국민들이 존경받는 기독교가 되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한 대표회장은 지난달 소천한 고 방지일 목사에게 ‘130주년을 빛낸 크리스천-공로상’을 수여했다. 이날 헌금은 ‘참 좋은 친구들’ 소속 노숙인의 자립을 위해 사용된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 설교문 요약은 31면, 설교 전문과 선언문은 미션라이프(missionlife.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기총·한교연 대표회장, 3년 만에 손 맞잡다
입력 2014-11-24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