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비정규직 비중 74%… 100대 기업 평균 두배

입력 2014-11-24 02:59

영화 ‘카트’가 할인마트 ‘비정규직’ 문제를 다뤄 화제인 가운데 ‘유통 빅3’의 비정규직 비중이 100대 기업 평균 최대 2배 이상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고용노동부 고용형태 공시제를 보면 현대백화점의 비정규직(기간제와 파견·용역 포함) 비중은 무려 74%에 달해 100대 기업 평균 2배에 이른다. 100대 대기업 비정규직 평균 31%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현대백화점의 기간이 없는 정규직원은 1321명, 기간제(계약직) 직원 253명, 파견·용역 직원인 소속 외 근로자는 3408명이었다.

신세계와 롯데는 그나마 현대백화점에 비해 비정규직 비중이 43%대로 낮았다. ㈜신세계는 정규직 직원 3375명, 기간제 직원 341명, 파견·용역 직원 2149명으로 집계됐다. 비정규직 채용규모는 롯데쇼핑이 가장 많았다. 롯데쇼핑은 정규직 직원 2만4548명, 기간제 직원 7230명, 파견·용역직원 1만1114명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09년에서 2011년 사이 ‘새 출발 지원 프로그램’이라는 이름 아래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바 있다. 이로 인해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나섰고 정규직을 대거 비정규직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대백화점의 정규직 인원은 2005년 2473명에서 2007년 2140명, 2008년 2020명, 2009년 1387명, 2010년에는 1183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는 현대백화점 연결감사보고서의 퇴직급여에도 확연히 드러난다. 현대백화점의 2009년 퇴직급여는 285억원으로 평년보다 적게는 50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력감축이 있었다는 것을 방증 한다. 반면 급여비용은 180억원 감소하지만, 용역비가 360억원 가량 급증했다. 결과적으로 정규직 채용보다는 비정규직으로 자리를 채워 늘려 나간 것이다.

현대백화점의 사례처럼 유통업체가 비정규직을 늘려가고 있는 것은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의 경우 타 업종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며 “낮은 수익성 때문에 비정규직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낮은 수익성은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을 초래하기도 했다. 지난해 신세계의 평균 근속 연수는 7.8년, 현대백화점이 7.6년, 롯데쇼핑은 5년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 500대 기업 평균치인 10.3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남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10.5년인데 반해 여직원은 3.1년으로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최민지 쿠키뉴스 기자 freepen07@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