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마음 열면 대륙이 움직인다… 中 진출 생활용품 기업들 희비

입력 2014-11-24 02:57
제과업체 오리온의 경우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국 공략에 성공한 사례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사진은 중국 현지 대형마트에 진열돼 있는 국산 과자의 모습이다.

제과업체 오리온과 화장품업체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은 중국에 진출해 선전하고 있다. 반면 밀레코리아와 라푸마 등 일부 기업들은 해외시장에서의 경험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이 기회의 땅이지만 철저한 시장조사와 현지화 전략 없이 성공할 수 없는 이유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초코파이 하나로 중국을 제패했다. 품질 우수성과 안전성, 철저한 현지화 마케팅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공감대를 얻은 것. 오리온은 1997년 북경에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하면서 중국 공략을 본격화했다. 메가 히트품인 초코파이(하우리여우·좋은친구라는 뜻)는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바로 仁이라는 점에 착안한 결과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했다.

의류업체인 이랜드도 성공 사례 중 한 곳이다. 1994년 상해에 생산지사를 설립, 현재 249개 도시 1070개 백화점과 쇼핑몰에 70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도 1998년 중국에 진출하면서 문화적으로 접근, 소통을 위한 전략을 펼쳐 현재 중국 300개 매장에서 약 6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02년부터 만리장성 친환경 행사에 참여, 중국 내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화장품 부문에서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단연 돋보인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중국 여성들의 고급화, 고소득화 추세에 발맞춰 ‘고급화 전략’과 ‘VIP 마케팅’ 전략을 내걸었다. 고급 한방화장품 ‘후’는 현재 상해 최고급 백화점에서 75개의 ‘후’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평균 약 30%씩 매출 신장을 이뤄오다 2013년에는 전년 대비 88%이상 급성장 했다. 올 상반기 매출 역시 전년대비 약 116% 성장했다.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도 상해 20-30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제주의 천연원료로 만든 자연주의 화장품 콘셉트와 아모레퍼시픽의 연구개발, 생산기술에 대한 신뢰도 역시 중국 고객들에게 매력 요소로 작용했다.

반면 이마트는 유일한 해외 진출지역인 중국에서 사업을 철수 중이다. 1997년 상하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래 한때 27개까지 매장을 확장했지만 현지화에 실패해 실적 악화에 시달려왔다. 지난해 중국 이마트 누적 손실은 530억원이며, 올해 1분기에도 22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현지화 실패, 글로벌 경쟁사들로부터 경쟁에 밀린 것 등을 이마트 중국진출 실패의 요인으로 보고 있다.

밀레코리아도 지난해 중국 진출 3년 만에 투자금 25억원을 전액 손실 처리하고 중국 사업을 철수했다. 한철호 대표 주도로 베이징과 주요 도시에 매장을 내며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쳤으나 해외 시장 경험이 없었던 밀레가 국내 운영방식을 중국에 그대로 적용해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LF의 라푸마 역시 중국 진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LF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증권신고서를 보면 중국소재 자회사 라푸마를 비롯한 해외자회사를 중심으로 일부 손실이 생기고 있다. 그러나 LF 관계자는 “중국 아웃도어 시장이 커지기 전까지 브랜드 인지도 확대와 유통망 선점을 위한 투자 기간으로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 난 쿠키뉴스 기자 na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