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틈새 한국경제 2015년 S·T·O·P 우려

입력 2014-11-24 02:07
중국와 일본에 낀 한국경제가 내년에는 정체(STOP)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일본에 이어 중국도 금리를 내리면서 국내 산업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3일 발표한 ‘2015년 산업 경기의 7대 특징과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내년도 산업경기의 특징을 영문 앞글자로 조합해 ‘STOP’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했다. 신흥공업국과 선진국 사이에 낀 국내 산업(Sandwich), 산업경기 회복력의 급락(Traffic jam), 철강·유화 등 중국발 공급과잉에 직면한 장치산업(Oversupply), 엔저에 따른 가격경쟁력 하락(drop in Price competitiveness) 등이 보고서가 관측한 4가지 특징이다. 여기에 중국발 금리인하로 인한 전자·철강·석유화학 분야의 어려움이 더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는 “한·중·일 제조업의 현시비교우위지수(RCA)를 보면 한국은 일본과의 격차를 소폭 줄였지만 여전히 경쟁력이 낮고, 중국과의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며 “특히 내년에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 축소로 ‘신(新)샌드위치’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 증가세는 가속화되기 어려워 내년에도 산업경기가 회복되기 어렵고, 중국의 공급 과잉에 따라 철강·유화 등 장치산업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엔저에 의한 우리 기업의 가격경쟁력 하락도 우려스럽다. 보고서는 내년 100엔당 연평균 원화 환율이 950원대로 하락하면 우리 총수출이 5.8%, 원엔 환율이 900원으로 떨어지면 수출이 8.2%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발 금리인하도 우리경제에 부담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금리를 내리면 위안화 약세로 인한 중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며 “우리 경제에는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 연구원은 특히 국제시장에서 중국과 가격경쟁이 치열한 가전과 철강, 석유화학 분야 업계가 금리인하에 따른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별로는 건설·해운·기계산업 업황은 내년부터 다소 회복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동차·IT 산업은 후퇴 국면에 진입하고, 철강·화학·조선업은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건설과 해운은 부동산 경기 회복 및 세계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업황이 개선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자동차와 IT의 경우 해외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철강 및 석유화학 분야도 과잉 공급에 따른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