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인 줄 알고 베팅했더니…” 밥값 못한 역대최악 먹튀 누구

입력 2014-11-25 03:12
지난 15년 FA 계약을 돌아보면 성공보다 실패 사례가 훨씬 많았다. 원인으로는 고액 연봉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해이해지거나 몸값에 걸 맞는 활약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다른 부진과 부상 등이 꼽힌다. 투수들의 경우 어깨가 소모성이라는 데서 FA를 앞두고 무리해 후유증을 남겼다는 게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동안 야구팬들 사이에 이견이 없는 역대 최악의 'FA 먹튀' 톱7을 뽑았다(계약연도순).

홍현우(LG) 4년(2001∼2004년) 총액 18억원=서용빈, 이병규, 김재현 등 화려한 좌타라인에 비해 우타라인이 약했던 LG는 해태에서 ‘호타준족’ 홍현우를 데려왔다. 10억원을 첫 돌파한 초대형 계약이었다. 하지만 4년간 211경기에서 129안타, 14홈런에 그쳤다. 이로 인해 후배들은 구단들의 FA먹튀 막지용 옵션 계약서에 사인해야 했다.

진필중(LG) 4년(2004∼2007년) 총액 30억원=LG는 좋은 마무리 투수였던 이상훈이 있는데도 진필중을 영입했다. 대신 이상훈은 SK로 트레이드 된다. 하지만 진필중은 2004년 15세이브를 거둔 것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더 이상 세이브를 추가하지 못했다. ‘진필패’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생겼다.

마해영(KIA) 4년(2004∼2007년) 총액 28억원=KIA는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4번 타자 마해영을 데려왔다. 한 시즌 20홈런 이상 거뜬히 쳐내던 마해영은 이적 후 ‘거포 본능’을 잃어 버렸다. 결국 계약기간 2년을 남겨두고 다시 LG로 트레이드 됐다. 연봉 감액을 놓고 LG와 민사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정수근(롯데) 6년(2004∼2009년) 총액 40억6000만원=롯데가 창단 최초로 영입한 FA는 두산 ‘쌕쌕이’ 정수근이었다. 하지만 정수근은 이적 후 선수로서 활약보다 폭행과 음주 등 사건사고로 더 유명해졌다. 꾸준한 출장과 거리가 멀었던 정수근이 100안타를 채운 시즌은 2번뿐이었고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유니폼을 벗었다.

심정수(삼성) 4년(2005∼2008년) 총액 60억원=심정수가 삼성과 맺은 60억원은 지금 물가로 환산하면 100억원 이상이다. 2005년 홈런 28개, 2007년 홈런 31개로 홀수해엔 나쁘지 않았지만 2006년과 2008년엔 부상 때문에 경기를 제대로 뛰지 못했다. 심정수는 옵션 계약에 따라 연봉 일부를 반환하기도 했다.

심재학(KIA) 3년(2005∼2007) 총액 15억원=두산에서 맹활약했던 심재학은 2003년 홈런이 5개로 급감하면서 2004년 KIA로 트레이드 된다. KIA에서 부진했던 마해영 대신 중심타선에서 맹활약을 펼친 끝에 FA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마이너스 옵션으로 매년 연봉이 깎일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박명환(LG) 4년(2007∼2010년) 총액 40억원=LG는 암흑기 탈출을 위해 두산 에이스 박명환과 투수 최초의 40억대 계약을 맺었다. 박명환은 이적 첫해 10승으로 LG에 희망을 안겼다. 하지만 고질적인 어깨 부상과 재활을 오가며 3년간 단 4승에 그쳤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