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권하는 CEO, 책 읽는 직장-경북 경산시] 발길 닿는 곳에 책·책·책… “역시 평생학습도시”

입력 2014-11-24 02:44
경북 경산시는 매월 도서 대출량이 많은 가족들을 선정해 독서 의욕을 고취시키고 있다. 10월 ‘책 읽는 가족’으로 선정된 진요한씨(36) 가족이 이달 초 경산시로부터 선물을 받고 즐거워하고 있다. 경산시 제공

“학원도시라는 명성에 걸맞은 독서 인프라를 갖추도록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12개의 대학들이 몰려 있어 ‘학원도시’로 불리는 경북 경산시 최영조(59) 시장은 독서환경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2007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경산시는 탄탄한 학습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대학, 사업소, 복지시설 등 평생교육기관이 무려 52곳에 이르며 학습 동아리가 77곳에 달한다.

이들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1700여개나 되며 연간 경산 시민의 53%에 이르는 13만명이 각종 프로그램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로 인해 경산시는 지난해 5월 ‘국제교육도시연합회(IAEC)’에 가입했다. 시는 시민들이 생활 가까이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책 사업을 펼친다.

‘찾아가는 행복마을 배움터’는 경산시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시책이다.

교양, 어학, 취미, 건강 등 다양한 분야의 30개 강좌를 시민이 원하는 읍·면·동 유휴시설을 이용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10명 이상으로 구성된 시민모임에서 교육장소를 선정한 뒤 희망 강좌를 요청하면 가능하다.

교육 참가비는 자신이 갖고 있는 책 한권을 기부하면 그만이다. 시민들의 문화비용 부담을 줄이고 기부된 책은 지역아동센터 등에 기증해 지역 독서문화 증진에 기여하는 게 이 프로그램의 핵심 취지다.

가족의 건강한 주말 학습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야외 체험학습인 ‘행복주말 남매학교’ 운영도 마찬가지다. 시민들은 소장한 책을 가족별로 한 권 이상 기부하는 것으로 교육비를 대신한다. 시민들에게 문화비용 부담을 주지 않고, 기부된 책은 지역아동센터 및 작은 도서관 등에 기증한다.

이는 곧 개인의 작은 기부가 지역사회의 큰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는 ‘보답(報答)’ 릴레이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

경산시는 수합(收合)된 책을 매년 12월 문화 소외지역에 위치한 지역아동센터 및 작은 도서관 등에 기증하고 있다.

학원도시라는 명성에 비해 경산시는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시설이 그리 넉넉하지 못하다. 1968년 개관한 경산도서관과 2007년 개관한 시립도서관의 열람석을 합해도 367석에 불과하다.

2012년 개관한 ‘진량 작은 도서관’과 지난해 7월 개관한 ‘도담도담 작은 도서관’ 역시 소규모 도서관으로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시는 옥곡지구에 도서관 신축을 추진 중이다.

삼성현로 15길 58(옥곡동 821-1)에 신축되는 이 도서관은 2324.5㎡의 부지에 건축 연면적 1500㎡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된다. 2015년 설계를 마치고 2016년 공사를 시작해 2017년 완공과 동시에 개관한다는 목표다.

4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돼 자료실과 다목적회의실 등이 마련되며 특히 주 서비스 대상을 어린이로 한 특성화 도서관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최영조 시장은 도서관 부족현상 해소를 위해 관내 12개 대학도서관을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시는 올 들어 ‘다락방 독서강연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읽기문화를 독려하는 등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도담도담 작은 도서관에서는 지난 8월 12일 박문희 작가를 초청해 ‘아이는 들어주는 만큼 잘 자란다’는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진량 작은 도서관에선 같은 달 7일 이명미 작가가 ‘기다리는 부모가 아이를 꿈꾸게 한다’는 주제로 강연을 했고, 와촌 책마루 작은 도서관 역시 지난 7월 18일 김윤환 작가를 초청해 독서강연회를 가졌다.

지난 9월 29일 경산시민회관에서는 ‘제4회 경산시민 독서감상문 및 청소년 창작글쓰기대회’를 열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 디지털 매체로 방대한 정보를 습득하기 보다는 느낌과 생각이 공존하는 독서를 통해 지혜를 얻는 것이 참다운 의미라는 관점에서 2011년부터 실시해 오고 있다.

경산시는 가족이 함께 책을 읽는 독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매월 ‘책 읽는 가족’을 선정,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시는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들 가운데 월별로 대출량이 많은 12가족을 선정해 책가방을 선물로 전달하고 있다.

시민 김종식(43)씨는 “가족끼리 책 읽을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준 시의 다양한 독서 장려정책에 감사드린다”며 “시민들이 관내 대학도서관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산=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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