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올린 KB금융 윤종규號 “리딩뱅크 탈환 골든타임 놓치지 말자”

입력 2014-11-22 03:24

윤종규(사진)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취임 일성으로 ‘리딩금융그룹 회복’을 내세웠다. KB지주와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LIG손해보험 인수 등 윤 회장의 원활한 경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잇달아 사퇴 의사를 내놨다.

윤 회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모든 제도와 프로세스를 영업 중심으로 바꿔 리딩금융그룹의 자긍심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자긍심 회복과 함께 고객 신뢰 회복, 차별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KB사태’로 고객 신뢰에 대한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며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상품과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고객에게 혼선을 주는 영업과 마케팅은 일관성 있게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잘하는 소매금융을 더욱 차별화하고 기업투자금융(CIB) 분야에서의 수익 기회도 모색해야 한다”며 차별화 전략을 주문했다. 내부 갈등으로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내줬던 만큼 재건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힘을 합치자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화이부동이라는 말처럼 서로 생각은 다를 수 있어도 화목하고 단합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신임 회장 앞에 당장 떨어진 과제는 LIG손보 인수 성공이다. 윤 회장은 오전 회장 선임을 위해 열린 임시 주주총회 자리에서 “LIG손보 인수를 강하게 희망하고, 당국에 승인 요청을 드리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 당국은 경영 불안정을 이유로 자회사 편입 승인을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 비중이 높은 KB 입장에선 수익 다각화를 위해 LIG손보 인수가 꼭 필요하다.

사외이사들은 LIG손보 인수 등 KB 정상화를 위해 잇따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금융 당국은 KB사태의 책임을 물어 사외이사의 사퇴를 압박해 왔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이 주총을 앞두고 지난 20일 사임했다. 이 의장은 “오래했기 때문에 때가 돼서 떠나는 것”이라며 당국 압박설을 일축했지만 LIG손보 인수 승인을 위해 물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취임식 이후 국민은행 김중웅 이사회 의장이 임기 만료 전 의장직을 내려놓겠다고 전했고, 박재환 사외이사는 25일 임기 만료로 퇴임하기로 했다. 당국의 압박 수위에 따라 향후 다른 사외이사들의 거취도 주목된다.

윤 회장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김앤장법률사무소 상임고문을 지냈고, KB 내에서 국민은행 부행장과 KB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했다. 국민은행장직은 당분간 윤 회장이 겸임하며, 임기는 2017년 11월 20일까지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