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 입시는 수능의 변별력 상실과 문제 오류 등이 겹치면서 어느 해보다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지난해 수능 세계지리 오류에 따른 여파까지 더해져 수험생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올 수능에서 오류 논란에 휩싸인 문항은 영어 25번과 생명과학Ⅱ 8번 등이다. 영어 25번은 출제진이 통계용어인 퍼센트(%)와 퍼센트 포인트(%P)의 차이를 간과한 명백한 오류다. 생명과학Ⅱ 8번은 문항을 검토한 전문학회가 복수정답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출제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처음으로 한 해에 두 문제나 복수정답 처리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두 문제 다 복수정답이 되면 변별력을 잃은 수능은 더욱 ‘물수능’이 된다. 특히 생명과학Ⅱ 8번은 상위권 수험생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입시업체 가채점을 보면 이 문항의 오답률은 90%에 이른다. 복수정답 가능성이 있는 ②번 응답률은 70% 이상으로 예측됐다. 복수정답이 인정되면 이 과목의 변별력이 크게 줄어들면서 상위권이 좀 더 촘촘하게 포진하게 된다.
게다가 생명과학Ⅱ는 최상위권인 의대 지원자들이 많이 응시한 과목이다. 수학과 영어가 지나치게 쉬워 의대 입시의 경우 0.1점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상황이 예상되는데, 복수정답을 인정하게 되면 사정이 더욱 심각해진다. 최상위권 수험생의 움직임은 다른 수험생들의 연쇄이동을 불러온다. 다른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영어는 복수정답 처리돼도 파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변별력이 좀 더 낮아지는 효과에 그친다. 입시업체들은 25번의 정답률을 70∼90%로 분석하고 있다. 영어의 1등급 구분점수는 원점수 기준 98점으로 1∼2문제를 틀리면 등급이 떨어질 정도로 쉬웠다.
지난해 세계지리 8번 오류의 여파가 올해 대입에 어느 정도 변수로 작용할지도 관심이다. 지난해 수능 성적을 재산정해 표준점수가 상승한 인원은 1만8884명이다. 통상 수험생의 20% 정도가 재수나 반수(대학 다니며 대입 재도전)를 하므로 이 중 3700명 정도는 올해 대입에도 응시했을 것으로 봐야 한다. 이들에겐 ‘지난해 수능 성적에 따른 추가 합격’과 ‘올 수능 성적에 따른 대학 지원’의 두 가능성이 열려 있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재수생은 2등급 이내 상위권 학생 비율이 재학생보다 높다”며 “이 재수생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도 올 대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2014학년도 수능 오류 구제] 2015학년도 수능 복수정답 인정되면 ‘물수능’에 물타기… 변별력 최악
입력 2014-11-21 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