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벼랑으로 모는 쌀 전면 개방 반대

입력 2014-11-21 03:39
우리 쌀과 농민을 지키기 위한 기도회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렸다. ‘식량주권과 먹거리 안전 연석회의’ 주최로 열린 ‘쌀 전면 개방 반대, 식량주권과 먹거리 안전을 위한 기독교 시국기도회’에는 전국에서 온 농촌 목회자 50여명이 참여했다. 연석회의는 한국기독교농촌목회자연대회의(농목연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생명·윤리위원회, 민주쟁취기독인연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평신도시국대책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기도회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안홍철 목사의 기도로 시작됐다. 안 목사는 “거대 곡물기업은 자연과 생명을 이윤 추구의 수단으로 삼고, 정부와 관료는 자연과 농부의 선순환을 깨고 있다”며 “쌀 수입 전면 개방은 생명의 하나님을 보지 못하게 가로막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님께서 땅과 자연의 생명을 보듬는 농민을 위로하고 축복해 달라”고 간구했다.

농목연대 전 회장 김정운 목사는 ‘피조물의 탄식 소리’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김 목사는 “농촌은 생명의 보고이며 농사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더 이상 농토를 잠식하고 농민을 벼랑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님께서 농민들과 함께 울고 계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촌의 현실을 생생히 전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전국여성농민회 강다복 의장은 “60∼70대만 남아 무너질 대로 무너진 농촌이 이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으로 주식인 쌀마저 빼앗기게 생겼다”며 “우리 쌀을 지키기 위해 목사님들이 함께 연대해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기도회는 결의문을 읽으며 마무리됐다. 참석자들은 결의문에서 “생명인 쌀을 외국 곡물기업에 넘기는 것은 우리의 영혼을 사탄에게 넘기는 것”이라며 “이를 망각하고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현혹하는 일은 죄악을 범하는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목숨 줄인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농민 및 도시 소비자들과 연대해 기도의 행진을 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