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사진) 임원회는 20일 회원교단 일부 목사의 이단 여부에 대해 한국교회로부터 이의제기를 받기로 했다. 홍재철 전 대표회장 때도 유사한 절차를 밟긴 했지만 대표회장이 바뀐데다 한기총이 언론광고를 통해 이 문제를 공론화할 방침이어서 이영훈 대표회장이 이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기총은 서울 중구 앰배서더 호텔에서 비공개 임원회의를 갖고 이단 시비가 있는 류광수 박윤식 목사 문제에 대해 국내 250여 교단과 교계 단체 등에 공문을 발송해 이의제기를 받기로 했다. 한기총은 공문 발송 이후 30일의 기간을 두고 이의가 제기될 경우 새로운 위원회를 구성해 이단문제를 재심하기로 결의했다.
한기총은 지난해 1월 류광수 목사, 지난해 12월 박윤식 목사에 대해 각각 이단해제 결정을 내렸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및 통합 등 주요 교단들은 두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기총에서 탈퇴한 교단으로 구성된 한국교회연합은 “한기총이 이단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한기총과의 통합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날 결정에 대해 한기총 안팎에서는 “이영훈 대표회장이 교회연합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이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임 후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교계에서는 이 대표회장이 공문을 회원교단뿐 아니라 탈퇴교단과 진보교단, 신학대 등을 망라해 보내기로 한데다 이를 신문광고에 게재하기로 한 것도 이단시비 문제를 공론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기총 윤덕남 총무는 “이영훈 대표회장은 한기총의 이단해제 시비에서 무관한 만큼 각 교단 및 단체들이 무조건적으로 이의제기 요구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회에서는 이 대표회장과 일부 증경총회장이 “정확한 기간을 두고 교계로부터 이의제기를 받아 재론하는 절차를 통해 이단문제를 마무리짓자”고 분위기를 이끌었고, 홍 전 대표회장도 특별한 이견을 달지는 않았다고 한기총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번 결의가 한기총과 한국교회연합의 순조로운 재통합을 담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반론도 없지는 않다. 이의제기가 들어올 경우 새로 위원회를 만들어 이단문제를 다룬다고 하지만 한기총 내에 홍 전 대표회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어 결과를 속단하기는 쉽지 않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이영훈號 한기총 ‘이단문제’ 승부수 던져
입력 2014-11-21 0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