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도 학원가는 학생들 “교회가 나서 ‘쉼’ 누리게 하자”… 입사기 심포지엄

입력 2014-11-21 03:42
입시·사교육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 주최로 20일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학대에서 열린 ‘쉼이 있는 교육 목회자 심포지엄’에서 숭실대 김회권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허란 인턴기자

입시·사교육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입사기)은 20일 서울 광진구 광장로 장로회신학대에서 ‘쉼이 있는 교육 목회자 심포지엄’을 열었다. 입사기가 추진하고 있는 ‘학원 휴일휴무제 법제화 운동’의 하나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주일에는 학생들이 학원에 가지 않고, 쉼을 누리며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경험하게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성서에 나타난 쉼과 쉼이 없는 한국교육’을 제목으로 발표한 김회권 숭실대 기독교교육학과 교수는 “입시교육과 선행학습 등 무자비한 경쟁체제 속에서 야위어가고 있는 한국 청소년들은 마치 출애굽기의 쉼을 박탈당한 히브리 노예들의 모습과 같다”며 “교회는 주일에도 학원에 가야 할 정도로 학업에 지친 청소년들을 회복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청소년 시기는 선한 목자 같은 부모 및 교회공동체의 세심한 보호와 돌봄을 만끽하면서 영적으로 발전해야 하는 시기”라며 “이런 영적 요람시기를 거친 영혼이 거칠고 잔혹한 현실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쉼이 없는 교육현실에 대한 목회적 대안’을 제시한 최이우 종교교회 목사는 “청소년들이 입시경쟁의 지옥에서 떠나 하나님을 예배하며 안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오늘날 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명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이를 위해 교회에 나오는 청소년들이 예배를 통해 기쁨을 얻도록 도와야 한다”며 “교회학교에 인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고, 리더십 훈련과 봉사활동 등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하라”고 제안했다. 또 “교회의 교육 공간을 쾌적하고 안전하게 만들어 청소년들이 쉼을 누릴 수 있게 하라”고 덧붙였다.

‘쉼이 있는 교육을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를 제시한 장신대 박상진 교수는 “유엔 아동권리협약 제31조에는 ‘당사국은 아동이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자신의 연령에 적합한 놀이와 오락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생활과 예술에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를 인정한다’고 나와 있다”며 “이는 천지창조 후 7일째에 안식을 취하신 하나님의 창조섭리와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먼저 목회자들이 나서 청소년들이 교회에서 안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부모들이 동참하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사기는 향후 교회와 학교를 중심으로 학원 휴일휴무제 법제화를 촉구하는 100만인 서명 운동을 벌이고, 목회자들이 주일설교에서 관련 메시지를 전하도록 전국교회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