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신청 선수들과 소속 구단의 우선 협상 기간이 20일 시작됐다. ‘집토끼’를 잡으려는 구단과 더 많은 몸값을 받으려는 선수들의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역대 최다인 19명이 FA를 신청한 올해는 26일까지 원 소속구단이 먼저 선수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이 기간을 넘기면 27일부터 내달 3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다른 구단과 선수의 협상이 가능하다. 따라서 각 구단은 타 구단과의 협상 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내부 FA들을 모두 끌어안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구단은 나란히 5명의 선수가 FA 시장에 나온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다. SK는 이번 F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내야수 최정(27)과 우선 협상 기간 첫날 면담 자리를 가졌다. SK는 최정이 프랜차이즈 선수인 만큼 반드시 팀에 잔류시키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그를 만났다. SK에는 최정 외에도 외야수 김강민과 조동화, 투수 이재영, 내야수 나주환 등 준척급 FA도 많다.
삼성도 왼손 불펜투수 권혁과의 협상에 돌입했다. 이어 21일 투수 배영수와 내야수 조동찬, 22일 투수 윤성환과 안지만을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내부 단속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우리 팀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따라서 FA 선수들의 몸값이 폭등할 조짐이다. 특히 5년 연속 3할 타율과 4차례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린 최정의 경우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가 받은 역대 최고액(4년 75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성환도 동료 장원삼(4년 6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기정사실화 돼 있다.
이번 FA 시장에는 신생구단 KT 위즈도 가세해 수요가 크게 늘어난 상태다. KT는 FA로 영입할 수 있는 세 명을 모두 뽑겠다는 입장이다. 또 신생팀 혜택으로 FA 영입의 대가인 보상선수나 보상금을 내주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프로야구 시장 규모 등에 비해 일부 FA 대어들이 지나치게 많은 몸값을 받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실제 롯데 강민호의 경우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이 0.169에 불과할 정도로 몸값에 맞는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프로야구 최저 연봉이 24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다른 선수들과의 위화감도 조성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선수들의 몸값이 치솟는 원인 중 하나인 사전접촉(탬퍼링)을 금지하라고 각 구단에 강력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SK 최정, 역대 최고액 75억 넘어서나
입력 2014-11-21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