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재보선 참패 이후 ‘잠행 모드’였던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대표가 부친을 기념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하며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그간 국회 상임위 활동에만 참여했던 김 전 대표가 정치행사를 스스로 주관한 것은 대표직 사퇴 후 처음이다. 야권에선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전 대표가 다시 비노(비노무현)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산(堂山) 김철 선생 서거 2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는 안철수 전 대표와 문희상 비대위원장, 박지원 문재인 비대위원 등 전현직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노웅래 주승용 전 사무총장과 이종걸 김동철 박혜자 의원 등 이른바 중도·온건파 의원들을 비롯해 30여명 이상의 국회의원도 참석했다. 새누리당에선 김무성 대표가 화환과 축전을 보낸 것을 비롯해 유승민 류성걸 의원 등이 자리했다. 김 전 대표는 고(故) 김철 전 통일사회당 당수의 차남이다.
식전행사에는 ‘축사 경쟁’이 벌어졌다. 안내책자에는 4명의 축사만 있었다. 그러나 막상 실제 행사에서는 안 전 대표와 문 위원장, 문재인 박지원 비대위원 등 모두 11명이 축사를 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박 전 원내대표는 최근에도 김 전 대표와 종종 통화하며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전대에서 친노(친노무현)계의 대항마로 급부상한 박 전 원내대표의 입장에서는 비노계 핵심 인사들과의 공개적 만남이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해석된다.
행사장 앞에서 부인 최명길씨와 밝은 표정으로 참석자들을 맞았던 김 전 대표는 “(정치) 현안을 말할 자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안 전 대표는 민생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그는 24일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다. 첫 행선지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역점을 두고 있는 창조경제 현장이다.
전당대회가 3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마이 웨이’를 걷고 있는 안 의원에 대해 일각에선 차기 대선 준비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잠행서 재기모드로?… 김한길, 부친 김철 선생 기념 학술대회 개최
입력 2014-11-21 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