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은 ‘노란 우산’… 홍콩 ‘센트럴 시위’ 막바지

입력 2014-11-21 02:38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도입을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의 ‘센트럴 시위’가 사실상 종결될 조짐이다. 홍콩 당국이 이번 주 안에 강제철거 작업을 마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데다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여론마저 돌아서고 있다.

20일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시위 반대여론은 지난 18일 밤∼19일 새벽 사이 일부 시위대의 입법회 강제진입 시도 이후 급격히 높아졌다. 당시 시위대는 입법회 진입을 시도하면서 벽돌 등으로 출입문 두 개를 파손했다. 이로 인해 입법회 회의가 연기되고 홍콩 당국과 의회가 비난 성명을 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날 설문조사한 결과 ‘입법회 진입 시도로 시위의 비폭력 원칙이 실패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82%가 ‘그렇다’고 답했다.

시위 지지 여론은 입법회 사건 이전부터 급속히 식고 있었다. 홍콩대학이 지난 17∼18일 홍콩 시민 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2.9%가 ‘점거 시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속해야 한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시위 현장을 철거해야 한다’는 질문에는 68%가 찬성했다. 지난 5∼11일 치러진 중문대학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1030명 중 67%가 ‘시위자들은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 동방일보는 주룽반도 몽콕 지역 시위대에 대한 당국의 강제철거가 ‘공성전’(攻城戰·성을 공략하는 싸움)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위대가 이미 철거에 대비해 농성장 주변을 쇠사슬과 철조망, 쇠못 등으로 탄탄하게 방어망을 구축한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홍콩 당국은 경찰 1500여명을 투입해 금명간 몽콕 지역에 대한 강제철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