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집 내는 원로화가 김테레사 “삶에 대한 사유·추억 담았어요”

입력 2014-11-21 02:56
“사진가와 화가로서 품어 왔던 예술에 대한 사유, 한 사람의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경험했던 삶에 관한 따뜻한 생각과 일화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요.”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는 원로 여류화가 김테레사(71)씨가 에세이집 ‘화가의 기쁨’(열화당)을 냈다. 2011년 화집 ‘김테레사 작품집 1978-2010’과 사진집 ‘워싱턴 스퀘어, 그때 그리고 그 후’에 이어 출간한 세 번째 책이다. 한 예술가가 화집 사진집 에세이집을 한꺼번에 내는 것은 드문 경우다.

그는 20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회를 밝혔다. 책은 지난날 교유했던 예술가들에 대한 추억담과 삶과 예술을 향한 작가의 내밀한 풍경을 담았다. 숙명여대 교육학과를 나온 그는 지금은 남편이 된 남자친구의 권유로 사진을 배웠다. 1968년과 1969년 ‘동아 사진 콘테스트’에 특선으로 이름을 알렸다. 국내 1호 여성 사진가이자 첫 컬러사진으로 스타가 됐다.

두 차례 사진전을 가진 후 1970년대 초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술공부를 위해서였다.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그림을 배운 그는 국내외에서 9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무대공간을 연출하듯 화폭에 역동적이면서도 평화로운 예술을 연출해 왔다.

30편의 에세이집에는 이런저런 얘기들이 따스하게 담겼다. 건축가 아버지의 영향을 받고 어릴 적 무용수 최승희에게 사사했던 경험이 그에게 예술 감각을 싹틔워 주었다. 그림의 스승이라고 생각하며 존경했던 화가 남관, 첫 전시회를 주선해준 미술평론가 이경성, 오랜 우정을 지속해온 사진가 강운구와 주명덕, 광화문 이순신 동상을 세운 조각가 김세중 등에 관한 숨은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춤을 그리다’ ‘그 말(馬)이 보고 싶다’ ‘그리운 곡마단’ 등의 글에는 그림 소재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게 되었는지 에피소드를 담았다. 독창적인 그의 작업은 ‘바람의 여신’ 천경자 화백을 잇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글·사진=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