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균 물비누, 보디워시, 치약 등에 많이 쓰이는 항균제 ‘트리클로산’이 간섬유화(liver fibrosis)와 암을 일으킨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의 로버트 튜키 교수와 UC 데이비스의 브루스 해먹 교수 등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논문을 17일(현지시간) 발행된 미국 학술원회보(PNAS)에 실었다.
논문에 따르면 6개월간 트리클로산에 노출된 쥐는 간 종양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았고, 종양 크기도 더 컸다. 이 노출 기간은 사람으로 따지면 약 18년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또 트리클로산 노출로 쥐의 발병이 늘어나는 기전을 검토한 결과 인간에게도 마찬가지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튜키 교수는 특히 유사한 작용을 하는 다른 화합물과 함께 트리클로산에 노출될 때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튜키 교수는 생활 주변에서 채취된 샘플에서 트리클로산이 검출되는 사례가 늘고 소비자용 제품에서 이 물질이 널리 쓰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 물질을 사용하는데 따른 이득은 그리 크지 않은데 쥐와 마찬가지로 사람에 대한 간 독성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리클로산은 미국의 강에서 가장 흔히 검출되는 화합물 7개 중 하나이며, 수유를 하는 산모의 모유 중 97%, 검사 대상자 중 75%의 소변에서 이 물질이 검출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해먹 교수는 “트리클로산 사용에 따른 이득이 적다면 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트리클로산의 인체·환경 노출을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다만 “치약은 트리클로산 사용량이 적고 건강에 좋은 영향을 주므로 그대로 써도 좋다”고 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항균 물비누 ‘트리클로산’ 발암 위험… 미 UC 교수 논문서 주장
입력 2014-11-20 0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