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무관심으로 국제기구 사무국을 유치할 기회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코엑스에서 19일 국민일보와 단독인터뷰를 가진 유엔 산하 국제커피기구(ICO) 로베리오 실바(57) 위원장은 “한국 정부가 커피 시장의 비전을 공유하고 ICO 회원으로 가입할 경우 한국을 ICO의 사무국 차기 소재지로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ICO 사무국은 영국 런던에 있으나 2017년 임대기간이 끝난다. 한국 정부가 적극 나서면 사무국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제2회 월드커피리더스포럼 기조연설자로 방한했던 실바 위원장은 인천 송도 국제도시를 직접 방문하고 당시 인천시장을 만나기도 했다. 브라질 출신인 그는 올해 제3회 포럼 기조연설을 위해 한국에 왔다.
실바 위원장은 “지난해와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안타까워하면서도 한국 커피 시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 커피 시장은 매우 역동적이고,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도 굉장히 크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2011년부터 ICO를 이끌고 있는 실바 위원장은 “소비자와 생산자를 위해 공정한 가격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 곳곳의 커피 재배 농부들에게 커피 수요량을 알려줘 생산량을 조절하도록 돕고, 생산자와 판매자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 ICO의 주요 임무라고 그는 소개했다.
석유에 이어 제2의 교역량을 자랑하고 있는 커피 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실바 위원장은 불안정한 가격과 제어할 수 없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꼽았다. “지난해 중남미에 1976년 이래 최악의 커피나무 전염병이 돌았습니다. 그래서 급락하던 커피값이 안정되긴 했지만 농부들의 주머니는 더욱 가벼워졌습니다.” 지난해 4, 5월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니카라구아 온두라스 5개국을 방문해 전염병으로 커피 수확을 하지 못한 농부들의 눈물을 봤다는 그는 “재임 중 가장 어려운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커피가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에 한몫하고 있어 걱정이라는 여론이 있다고 하자 그는 “커피는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작물”이라면서 “수입물량이 증가하는 만큼 일자리도 창출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우리나라는 올해 1∼9월 생두와 원두 등 커피 수입 중량이 9만937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 늘었으며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월드커피리더스포럼조직위원회(위원장 신현대)가 주최하는 월드커피리더스포럼은 22일까지 4일간 코엑스에서 전 세계 35개국 1200명의 커피 관련 종사자들이 참석, 커피산업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로베리오 실바 국제커피기구 위원장 방한… “ICO 사무국, 한국이 나서면 유치 가능”
입력 2014-11-2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