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적 교회로 접목될 수 있을까

입력 2014-11-20 02:30
대안적 교회와 목회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닐 콜의 책, ‘교회 3.0’(왼쪽)과 미국 세이비어교회 출발의 계기가 됐던 ‘토기장이의 집.’ 국민일보DB
카페 교회, 작은 교회 분립 등 최근 한국교회에 ‘대안적’ 교회 바람이 불고 있다. 모두 성장주의와 물질주의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교회 본질을 찾으려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이런 가운데 월드디아스포라포럼(국제대표 오상철 박사)은 다음 달 4일 ‘한국교회 대안포럼’을 주최하고 ‘교회 3.0’ ‘153교회’ ‘세이비어교회’ 등을 소개해 한국교회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포럼에 앞서 주요 대안교회의 특징을 살펴본다.




◇‘교회 3.0’, 성도 개인을 교회로 세운다=‘교회 3.0’은 은혜와 성장, 배가에 대한 새로운 교회 패러다임을 형성한다는 의미로 표현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3.0은 컴퓨터 업그레이드를 의미하는 숫자에서 차용했다.

주창자인 닐 콜에 따르면 ‘교회 1.0’은 단순하고 가족적이지만 닫혀 있는 초대교회다. ‘교회 2.0’은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는 제도화된 교회다. ‘교회 3.0’은 본질이 아니면 무엇이든 해체할 수 있는 유기적인 교회를 지향한다.

교회 3.0의 목회는 네트워크를 중시하며 목회자 중심의 중앙집권화에서 신자 중심의 분권화를 추구한다. 전도는 기존의 불신자 끌기에서 ‘촉매 운동’으로 전환하는데, 좋은 촉매는 단순하고 작고 소박하고 놀랍고 신기하며 의미심장한 관계로 퍼져나가는 특징을 가진다. 세례와 성찬식은 관행적 교회 행사가 아니라 실천적 삶으로 변화되고, 주일학교는 믿음의 교실에서 믿음의 가정 개념으로 바뀐다.

◇‘153교회’, 공동체적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장로회신학대 오규훈(목회상담학) 교수가 명명한 대안적 교회 개념이다. 오 교수는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효율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은 150명 정도라고 주장한다. ‘153교회’의 숫자 ‘153’은 요한복음 21장 1∼14절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이 디베랴 호수에 있던 제자들에게 나타나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고 한 이후에 잡힌 물고기 숫자다. 성경에서 그물에 걸린 물고기 숫자를 자세히 밝힌 이유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부분 신학자들은 영혼 구원의 관점에서 이를 해석했다. 학자들은 153이란 숫자를 신앙공동체의 적정 규모로 보기도 한다. 오 교수는 여기서 착안해 한 교회 공동체의 적정 성도수는 150명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교회 성장을 150명으로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오 교수는 성도수가 150명이 넘으면 신앙공동체의 본질을 지키기 어렵다고 본다. 153교회의 핵심 주체는 담임목사다. 목사는 철저히 ‘커넥터(connector)’로서 기능한다. 커넥터는 7가지 역할을 가진다. 만남의 효과를 계산하지 않으며 상대를 굴복시키는 태도가 없다. 해결자가 아니라 조력자다. 친구처럼 다가간다. 끌리는 사람이다. 관계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 성도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세이비어교회’, 신앙과 사회봉사의 균형을 맞춘다=미국 세이비어교회는 21세기에 가장 혁신적인 교회 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1947년 고든 코스비(Gordon Cosby) 목사가 워싱턴DC에 서점과 카페 겸한 ‘토기장이의 집’을 시작한 게 교회의 출발이다. 토기장이의 집은 이후 신자와 불신자가 함께 교제하고 복음을 나누는 거룩한 장소로 변모했다. 세이비어교회는 성도수 150여명에 불과한 소형교회이지만 영향력은 지대하다. 신자들은 매년 7000시간의 자원봉사 활동을 전개하면서 노숙인, 마약·알코올 중독자, 빈민 등 소외된 이웃들을 대상으로 200여개 사역을 실시하고 있다. 모두 소그룹을 통해 봉사활동이 이루어진다.

2011년 10월 한국을 방문했던 앤 딘 목사는 “세이비어교회의 외적 사역은 그리스도에 대한 철저한 헌신에서 비롯된다”며 “성도 개개인이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할 때 세상도 그들을 통해 예수를 경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세이비어교회는 창립선언문에서 ‘선교는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것’이라고 제시한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