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파트 주민 한 사람이 할 게 아니라 정부,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져주실 일입니다. 제 돈 들여가면서 주민들과 서로 싸우고 소송하고… 너무 지쳤습니다.”
영화배우 김부선(53·사진)씨가 아파트 관리비를 둘러싼 주민 간 분쟁에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김씨는 19일 서울 종로구 YMCA에서 열린 ‘공동주택관리 투명화와 주민참여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관리비 비리를 알아도 한 개인이 대응하는 건 소위 ‘장난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지난 16일 서울 성동경찰서의 ‘난방비 0원’ 수사 결과 발표 이후 김씨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처음이다. 토론회에는 아파트 관리비로 분쟁을 겪는 시민 90여명도 참석했다. 이들은 준비된 72석을 가득 메우고 일부는 뒤에 서서 토론회를 지켜봤다.
김씨는 자신에게 ‘난방비 0원’ 의혹이 제기된 경위도 설명했다. 그는 “나도 지난 2월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가 누락됐던 경우가 딱 한 건 있었다”며 “바로 관리사무소에 문의했고 제가 그동안 (난방비를) 많이 냈으니까 관리소장이 감안해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 정문에 ‘난방비 폭로한 김부선도 계량기가 0원’라는 플래카드가 붙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발언을 마치고 감정이 북받치는 듯 울먹이기도 했다.
토론회에선 아파트 관리비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법 제도 강화’와 ‘주민 자치 강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아파트비리척결운동본부 송주열 대표는 “현행 주택법에는 공무원이 입주민 간 분쟁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며 “아파트 입주민 간 마찰이 발생하면 공무원은 입주민들이 직접 소송해 법원 판결을 받으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관리비 비리 알아도 개인이 대응하기엔 한계”… 토론회 참석 김부선씨 울먹여
입력 2014-11-20 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