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이 어려운 어르신 100명에게 매일 점심식사를 제공한다. 겨울나기가 힘든 가난한 이웃에겐 난방비를 전달한다. 저소득층 아이들 200명에겐 매달 20만원씩 전달하는 사랑의 어부바 캠페인도 실시한다.’
현대오일뱅크 임직원들 얘기다. 이들이 매달 급여를 모아 설립한 ‘1%나눔재단’이 지난 3일 설립 1000일을 맞았다. ‘1%나눔’ 운동은 다양한 기업과 단체로 확산돼 우리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는 등대 역할을 하고 있다.
2011년 11월 현대오일뱅크가 대기업 최초로 설립한 1%나눔재단은 지금까지 임직원의 97%가 참여하고 있다. 급여 외에도 외부 수상상금, 강의료 및 개인 경조사 축의금 일부분까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해 재단에 누적된 성금만 50억원에 이른다. 1%의 나눔이 이뤄낸 공헌활동은 협력사, 직영주유소 및 자영주유소 사장단의 마음도 움직여 이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냈다.
급여 1%나눔 운동은 다른 업체에도 폭넓게 확산됐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효율적인 사회공헌사업 운영을 위해 ‘포스코1%나눔재단’을 설립했다. 포스코의 임원 및 부장급 이상이 2011년부터 급여의 1%를 기부하면서 시작된 1%나눔 운동이 2013년 2월부터는 포스코 일반 직원은 물론 전 그룹사 및 외주 파트너사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현재 포스코그룹과 관계사 직원 약 3만명이 1%나눔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재단을 통해 복지시설 건립사업, 글로벌 지역사회 빈민층 주거시설 지원사업, 해체 다문화가정 청소년 진로지원 교육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 중이다.
삼성토탈도 ‘1%나눔기금’을 모으고 있다. 기금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급여의 0.5%와 회사가 나머지 0.5%를 기부한 돈으로 이뤄져 있다. 월평균 6000만원, 연간 총 7억원의 기금이 적립된다. 삼성토탈은 이 기금을 이용해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독거노인, 장애인 가정 등 취약계층을 찾아가 집안 청소와 이부자리, 겨울옷 등 밀린 빨래를 해주는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겨울을 앞두고는 연탄배달 봉사를 통해 어려운 이웃의 난방비를 지원한다.
공기업과 금융권, 체육단체도 1%나눔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06년부터 임직원 월급에서 평균 1만원씩 적립해 마련한 ‘러브펀드’를 운영 중이다. 연간 11억원의 적립금으로 기초생활수급가정 등 어려운 가정을 대상으로 사랑의 집수리 사업을 해오고 있다. 대구은행과 대구은행노동조합은 금융권 최초로 2011년 12월부터 3년째 ‘전 임직원 급여 1% 사랑나눔운동’을 지속해 저소득층 및 독거노인을 위한 무료급식 활동 등을 해오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지난해부터 임직원과 각 구단 선수단, 임직원 등 구성원이 참여하는 ‘급여 1% 기부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기금은 축구사랑나눔재단에 전달돼 각종 봉사활동 등 지역사회 공헌사업과 전국의 축구선수들을 위한 장학사업, 지도자 육성사업 등에 사용된다.
재계 관계자는 “급여 1%나눔 운동은 임직원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도, 나눔에 참여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갖게 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며 “향후 더욱 많은 기업과 단체에 월급나눔 운동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1% 티끌 모아 기적… 월급 나눔 확산
입력 2014-11-20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