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기사 쓴 기자들에 “맛 보여줄 것” 협박 발언 우버 경영진에 비난 봇물

입력 2014-11-20 02:13
유사 콜택시 서비스인 ‘우버’의 선임 부사장이 자사 비판 기사를 쓰는 기자들에게 “가족들까지 사찰하겠다”며 협박성 발언을 한 내용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우버 최고경영자(CEO)가 “실수일 뿐”이라며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18일(현지시간) 뉴스 웹사이트 버즈피드(www.buzzfeed.com) 기사를 인용하면서 우버의 사업 담당 선임 부사장인 에밀 마이클의 발언을 보도했다. 버즈피드는 마이클이 “우버를 비판하는 언론매체에 대해서는 100만 달러를 들여 뒷조사 전문가팀을 고용해 사찰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버즈피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한 파티에 참석한 마이클은 저녁을 먹으며 참석자들에게 “기자들의 개인생활·가족들을 들여다보고 언론에 그 ‘약’(사생활 감시)이 어떤 맛인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마이클은 사찰 대상으로 실리콘밸리에서 발행되는 웹사이트 ‘팬도데일리(PandoDaily)’의 사라 레이시 기자를 지목했다. 레이시 기자는 최근 여성을 차별하는 우버의 기업문화를 비난하는 기사를 썼다. 마이클은 레이시 기자에 대해 “그녀의 개인생활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시 이 말을 들은 파티 참석자들이 우버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자 마이클은 “우리가 한 일인지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버즈피드는 전했다.

논란이 일고 이틀이 지나서야 우버 CEO 트래비스 캘러닉은 트위터를 통해 유감을 표명했다. 캘러닉은 “에밀(마이클)의 발언은 끔찍했고, 회사의 의견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만 뒤이어 올린 글에서 “실수를 하는 사람들은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으며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고 에밀도 마찬가지”라며 별다른 조치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