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커플, 이혼 줄고 초혼 늘었다

입력 2014-11-20 02:11

한국인들은 다문화 결혼이라고 하면 나이 많은 한국인 남성과 어린 동남아시아 여성의 결혼을 떠올리곤 한다. 이런 편견의 틀이 점차 깨질 것으로 보인다. 다문화 혼인 남녀의 나이 차는 좁혀지고 있고, 재혼보다 초혼이 늘고 있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3년 다문화 인구 동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 결혼을 한 남녀의 평균 연령 차는 초혼의 경우 8.3세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남성은 35.5세, 여성은 27.2세에 결혼을 했다. 2010년에 연령 차가 10.3세였던 데 비하면 2.0세 좁혀졌다. 한국인 간 결혼에서 남녀 연령 차가 2.2세인 것에 비하면 여전히 높지만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남성이 10살 이상 많은 부부는 큰 폭으로 줄고 있다. 2010년만 해도 다문화 결혼의 반(50.9%)은 남성이 여성보다 10살 이상 많은 경우였다. 지난해에는 이 비율이 41.7%까지 떨어졌다. 대신 남녀가 동갑인 다문화 결혼이 다소 늘었다. 2010년에는 4.0%에 불과하던 동갑 결혼이 3년 만에 5.4%로 늘었다.

이미 한 번 결혼에 실패한 한국인 남성과 초혼인 외국인 여성의 결혼이 과거엔 적지 않았지만 이런 경향도 달라지고 있다. 남성이 재혼이고 여성이 초혼인 경우는 전체 다문화 결혼 중에서 13.4%로, 2년 전에 비해 1.6% 낮아졌다. 반면 남녀 모두 초혼인 비중은 2009년 52.1%에서 지난해 57.7%로 5% 포인트 넘게 늘었다.

전체적으로 다문화 결혼과 이혼은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다문화 결혼은 전체 결혼의 8.3%를 차지해 2009년보다 1.6% 포인트 낮아졌다. 다문화 이혼 또한 전체 이혼 중 비중이 11.7%로 2011년(12.6%)보다 0.9% 포인트 감소했다.

통계청은 다문화 결혼의 새로운 흐름에 대해 “국제결혼 건전화 관련 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2010년부터 여성가족부 등 8개 부처 합동으로 국제결혼 중개 제도 개선 등 건전화 정책을 추진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건전화 정책으로 무분별한 국제결혼이 감소하다 보니 혼인과 이혼은 물론이고 결혼 연령 차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