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주먹구구 추진 마을기업 ‘개살구’

입력 2014-11-20 02:37
농어촌 주민들의 소득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전북지역의 ‘마을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의 13.4%는 한 달 평균 100만원의 매출도 올리지 못하고 있고, 4곳은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14개 시·군에서 마을기업으로 지정된 곳은 2010년 이후 현재까지 89개 업체에 이른다. 시·군별로는 정읍시가 12곳으로 가장 많고 완주군이 11곳이다.

그러나 밀 가공업체인 ‘천년비밀’을 비롯해 ‘산성마을’(종이우산), ‘곡천향토체험마을’(달맞이꽃) 등 세 곳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출이 0원에 그쳤다. 이들 업체와 양파즙 가공업체인 김제 ‘아직마을’은 마을기업이 와해돼 4곳 모두 폐업 처리가 진행 중이다. 또 정읍 벌수마을회(산나물) 등 12개 업체는 한 달 매출액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북도의회 양용호 의원은 도 행정사무감사에서 “마을기업 육성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돼 실효성이 떨어졌다”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향후 사업추진에 있어 시장성과 성장 가능성, 마케팅 등 실천전략이 우수한지 등을 면밀히 심사해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읍의 ‘콩사랑(유)’은 2014년 우수마을기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마을기업으로 선정돼 행정자치부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 ‘콩사랑(유)’은 귀리와 현미 등 각종 농산물을 이용해 곡물가루 등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이다. 올해 상반기 2억8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11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