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ㅋ·ㅍ’. 무대 위 대형 화면에 3개의 자음이 새겨졌다. 의미 없어 보였던 자음들은 15년 만에 정규앨범으로 돌아온 한영애의 노래를 통해 뜻이 생겼다.
가수 한영애가 19일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에서 6집 정규앨범 쇼케이스를 열었다. 무대에 오르기 전 그가 선보인 것은 한 편의 뮤직비디오였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이력서를 쓰는 취업준비생의 고단한 일상을 그리며 신나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앨범의 4번째 트랙에 실린 ‘샤키포’의 뮤직비디오다. ‘ㅅ·ㅋ·ㅍ’는 샤키포의 자음을 딴 것이다.
무대에 오른 한영애는 “샤키포는 기적을 만들자며 제가 만든 주문인데 요즘 세상에선 일상을 유지해 나가는 것마저도 기적이 아닐까 생각했다”면서 “이번 앨범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고 말했다. 1999년 5집 앨범 ‘난다’ 이후 한영애가 내놓은 6집 앨범엔 총 10곡이 실렸다. 모던록부터 레게, 발라드까지 장르는 다양했다.
한영애는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의 주문을 존중하다 보니 장르가 다양해졌다”며 “레게 등 새로운 장르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무대에서 선보인 곡은 샤키포를 포함해 총 5곡. 모던록의 샤키포가 우리가 꿈꾸던 세상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전하는 신나는 노래였다면, ‘바람’은 한영애만의 허스키한 음색이 묻어나는 발라드곡이다. ‘안부’는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잘 지내느냐’는 인사를 건네듯 불렀다.
이번 앨범엔 박병준 프로듀서와 작곡가 이은규 등 20여명이 참여했다. 장르는 제각각이었으나 메시지는 하나로 통했다. ‘희망’이었다.
“의도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올해 대한민국은 단체 우울증에 걸렸고 아마도 그런 힘겨운 시간들이 반대급부로 표출된 것 아닐까 생각해요. 작업에 참여한 모두가 노래로 치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공통적으로 보여준 것 같았어요. 그런 의미에서 행복했습니다.”
15년 만에 돌아온 만큼 한영애는 팬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쇼케이스 현장에도 타이틀곡 선정단 80여명이 함께했다. 투표 결과에 따라 26일 발표하는 앨범의 타이틀곡이 정해진다. 다음 달 27, 28일 강동아트센터에서 콘서트도 갖는다.
“가수라면 누구나 앨범에 대한 열망이 있습니다. 그리고 앨범을 내고 나면 다음 앨범에 대한 새로운 숙제가 생기죠. 이제 앨범을 냈으니 또 다른 숙제가 생겼습니다. 앞으로 15년의 기다림은 주지 않을 거예요.”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기적 바라는 희망 노래했죠”… 가수 한영애, 6집 정규앨범 쇼케이스
입력 2014-11-20 0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