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살충제 산양삼’ 국산 둔갑… 국내 최고 심마니 일당 적발

입력 2014-11-20 02:49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9일 치명적 농약 성분이 든 중국 산양삼을 밀반입해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하려 한 혐의(농수산물원산지표시법 위반 등)로 A씨(57)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주범 A씨는 14세부터 산삼을 채취한 국내 최고의 심마니라고 방송에 수차례 소개됐던 인물이다. 경기도와 충북 등지에서 사설 산삼감정원을 운영하며 범행을 주도해 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한 뿌리에 2000원인 중국산 산양삼 2만 뿌리를 ‘보따리상’을 통해 국내로 들여와 인터넷 등에서 국내산으로 3만∼5만원에 판매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산양삼을 국산으로 둔갑시키기 위해 경기도 가평군 야산에 옮겨 심었다. 뿌리당 1만∼2만원에 거래되는 중국산 산양삼을 이식해 1∼2년 뒤 국내산으로 속이면 최대 10만원까지 값이 뛴다.

경찰이 압수한 산양삼을 임업진흥원에 의뢰해 검사한 결과 1970년대 생산이 금지된 농약 BHC가 허용 기준치(0.01㎎/㎏)의 36배나 검출됐다. 살충제 성분인 이 농약은 다량 섭취하면 만성중독을 일으켜 인체에 치명적이다. 이들은 2009∼2012년 중국산 산양삼 10만 뿌리를 같은 수법으로 국내에 유통시켜 5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거둔 혐의도 받고 있다. 이미 시중에 풀린 산양삼에도 해로운 성분이 함유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