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초보 사령탑 이상민(42) 감독이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계절을 보내고 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삼성 지휘봉을 잡았지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2라운드에서 5연패를 당하며 4승11패로 10개 구단 중 꼴찌를 헤매고 있다. 1라운드에서 신인 센터 김준일과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의 분전으로 중위권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상대팀들이 이들을 집중마크하면서 연패를 거듭 중이다. 5연패 동안 경기당 득점은 65.8점에 불과하다.
삼성의 부진은 이 감독에게 매우 낯설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남자농구 최고의 인기스타로 군림했다. 연세대 시절인 1990년 초중반 농구대잔치 시대를 대표하는 선수였고 프로에 진출한 후에도 최우수선수(MVP) 4회 및 9년 연속 인기상을 받았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올 시즌 처음 프로팀을 이끌게 됐다. 그런데 팀 성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그는 19일 “감독이라는 자리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당장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방법이 뾰족하게 없다는 점이 이 감독의 머리를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려고 해도 마땅한 대체 선수가 없다. 트레이드도 현재 삼성 선수 중 다른 팀들이 눈여겨 볼 만할 선수가 없는 상황이다. 경기를 조율하는 가드도 문제다. 이시준, 이정석 등 삼성 가드는 기대 이하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명 가드 출신인 이 감독이 코트에 지금 나서도 이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듣고 있다.
이에 이 감독은 심리 전문가를 통해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고 있다. 이번 주부터 삼성그룹 내 심리 상담사를 초청, 강의와 면담을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김준일의 공백은 이동준이 메워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매 경기 준비를 더 하는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하면 팀이 더 나아질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삼성 5연패… 속타는 스타플레이어 출신 이상민 감독 “차라리… 내가 뛰었으면”
입력 2014-11-20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