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이글스 새 사령탑에 ‘야신’ 김성근(72) 감독이 부임한 이후 국내 프로야구에선 ‘야신표’ 지옥훈련이 연일 화제다. 프로야구 팬들의 관심은 한화의 마무리 훈련에 쏠려있다. 네이버·다음 등 유명 포털에서 한화의 마무리 훈련에 달린 댓글이 포스트시즌 기사보다도 많을 정도다.
한화는 지난달 30일부터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치러지는 훈련은 19일로 반환점을 지나 후반으로 넘어가고 있다.
한화의 훈련 스케줄을 살펴보면 가히 지옥훈련이라 할 만하다. 아침식사 시간도 없이 오전 일찍 훈련을 시작한다. 점심시간은 고작 20분이다. 오후 6시까지 고된 훈련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하면 또다시 야간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김 감독은 마무리 훈련에서 선수들의 수비와 체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김 감독이 직접 수비 연습을 위해 배트로 공을 쳐주는 ‘펑고’를 한다. 김태균, 정근우 등 팀 간판도 예외 없이 펑고를 받고 있다. 20회만 펑고를 받아도 유니폼은 흙투성이가 되고 선수들은 금방 지쳐 쓰러진다. 부상을 입어도 훈련을 해야 한다. 외야수 김태완은 오른손잡이지만 왼 손목을 다쳤다. 하지만 오른손에 글러브를 끼고 훈련을 하고 있다. 김 감독은 “손목 부상 때문에 훈련을 멈추면 다시 예전 수준으로 돌아간다”며 “어차피 수비의 기본은 하체다. 발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자세도 달라졌다. 3년 연속 꼴찌의 한을 풀기 위해 선수 전원이 머리를 짧게 깎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전날 서울 서초구 더-K호텔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MVP, 최우수 신인선수 및 각 부문별 시상식에서 출루율 1위 김태균을 비롯한 수상자 중 한화 선수는 단 한명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일본에서 고된 땀방울을 흘렸다. 사회자는 “비시즌 훈련 소식이 이렇게 관심이 많은 적이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훈련에서 정신력 강화도 강조하고 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틈나는 대로 두 시간 가량 선수단 미팅을 하면서 승리에 대한 강한 갈망을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선 프로선수에게 군대식 훈련을 강요하고 혹사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를 일축하고 있다. 그는 “프로는 좋은 결과를 내면 된다. 과정을 문제 삼는 이들은 결과를 못 내본 사람들”이라며 “팀이 살아야 선수가 살고, 선수는 연봉이 오른다. 훈련은 선수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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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20 02:34 수정 2014-11-20 1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