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로 보는 성서] 창44장 요셉의 은잔

입력 2014-11-21 02:40

요셉은 형제들의 자루에 식량 넣고

자루 아귀에 그들이 낸 식량값 넣고

관리인에게 베냐민의 자루에는

총리 요셉의 은잔을 넣으라 하네

요셉은 형제들을 돌려보낸 뒤

뒤따라가 사로잡으라 하네

형제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베냐민은 꼼짝없이 누명을 쓰네

유다가 요셉에게 애걸하네

베냐민 없인 살 수 없는 늙으신 아버지

베냐민을 풀어주면 요셉의 종 되어

평생 죗값을 받겠다고 간청하네

유다의 결단에 놀라는 요셉

유다는 부모를 향한 효도와

동생을 향한 사랑을 표현하네

형들의 진심에 요셉의 마음도 풀어지네

詩作 노트
총리 요셉의 치밀한 계획으로 인해 막내 베냐민이 이집트 땅에 억류될 처지에 놓인다. 잃어버린 은잔이 베냐민의 자루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형들은 경악했다. 오래전 동생 요셉을 팔아넘길 때의 형들 같았으면, 이번 경우에도 자신들만 살겠다고 베냐민을 포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형들은 확연히 달라졌다. 형들이 다 그랬지만, 특히 유다가 앞장서서 베냐민을 구하기 위해 눈물겨운 희생정신을 발휘했다. 듣는 이의 눈시울이 붉어질 만큼 호소력이 컸다. 그렇기에 요셉도 더 이상 자신의 정체를 숨길 수 없었다.

김영진 장로(성서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