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유대교 회당 테러

입력 2014-11-19 04:28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유대교 회당에서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에 의해 기도 중이던 유대인 4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또다시 피의 악순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사망자 중 3명은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 1명은 영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로 밝혀졌다.

이스라엘 경찰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오전 7시쯤 정통 유대인들이 거주하는 서예루살렘 하르노프 지역의 한 유대교 회당에 팔레스타인인 2명이 들어와 기도 중이던 20여명에게 칼과 도끼 등을 휘두르고 권총을 난사했다. 이들의 테러로 4명은 그 자리에서 숨지고 민간인 6명과 경찰 2명 등 8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중 4명은 중태다. 범인들은 회당 입구에서 경찰에 사살됐다.

이번 사건은 2008년 유대교 세미나에서 총기 난사로 8명이 숨진 이래 유대교 시설을 겨냥한 공격 중 인명피해 규모가 가장 크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사건을 “기도하러 온 유대인을 잔인하게 살해한 범죄”라고 규정하면서 “강력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인) 마무드 아바스가 선동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아바스 수반은 사태의 파장을 우려한 듯 “예배하는 유대인뿐 아니라 어떤 민간인 공격도 규탄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을 향한 이스라엘의 행태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작용”이라고 지적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야만적인 테러”라고 비난했다.

동예루살렘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보복 공격과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돼 왔다.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내 정착촌 추가 건설과 유대교 및 이슬람교의 공동 성지인 ‘템플 마운트’의 무슬림 입장 제한에 반발한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인을 공격하고 이스라엘은 유혈 진압으로 대응해 왔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