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빗장 푼 中, 다음엔 선강퉁 준비

입력 2014-11-19 02:17

홍콩 증시와 중국 상하이 증시를 연결한 ‘후강퉁’을 겨냥해 모처럼 돈벌이 기회를 만난 국내 금융사들은 상하이A주에 투자하는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현대증권은 중국 자산운용사인 보세라자산운용의 조언을 받아 운용하는 ‘현대able 보세라차이나랩’을 오는 24일 출시한다. 하나대투증권과 대신증권은 상하이A주에 투자하는 랩 상품을 다음 달 출시할 예정이다.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자격을 가진 증권사가 투자자 대신 A주에 투자·운용해주는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최근 A주의 고배당주와 소비성장주에 주로 투자하는 ‘아이엠유랩-후강퉁 고배당플러스’를 내놨다. 후강퉁은 국내 증시의 수급에는 부정적이지만 국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대상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국내 금융회사에는 새로운 수익원이 생긴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후강퉁 시행 첫날에는 ‘완판’을 기록했지만 둘째 날인 18일엔 거래가 부진했다.

상하이·홍콩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후강퉁을 통해 상하이A주에 투자된 자금은 48억4500만 위안으로 일일 거래한도(130억 위안)의 38%에 그쳤다. 전날에는 거래 마감 1시간 전에 일일 한도가 소진됐으나 시행 이틀 만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가 급감했다.

중국 증시도 이틀 연속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7.64포인트(0.71%) 내린 2456.37로 마감했다. 후강퉁 첫날 왕성하게 매수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인 데다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이 쏟아져 지수가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도 오후 3시30분(현지시간) 현재 293.06포인트(1.23%) 하락한 2만3504.02를 기록했다.

그러나 후강퉁 시행에 따라 장기적으로 상하이 증시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은 우세한 편이다. 중국 정부는 후강퉁으로 상하이 증시의 빗장을 연 데 이어 이번에 제외된 선전 증시를 개방하는 ‘선강퉁’을 내년 중에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 후강퉁 시행으로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MSCI가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인 MSCI 지수에 상하이A주가 편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 세계 대형 펀드들이 이 지수를 참고로 투자하기 때문에 MSCI 신흥국지수에서 한국 비중이 커지면 외국인 투자가 늘고, 비중이 작아지면 외국인들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상하이A주가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되면 중국 비중이 현재 19%에서 27.7%로 확대되고 한국 비중은 15.9%에서 14.2%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