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선수 서건창, 최고선수 날다

입력 2014-11-19 03:45
2014 프로야구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넥센 히어로즈의 서건창(왼쪽)과 최우수신인선수상을 받은 NC 다이노스의 박민우가 18일 서울 서초구 더-K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병주 기자

넥센의 서건창(25)이 2014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로 뽑혔다.

서건창은 18일 서울 서초구 더-K호텔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MVP, 최우수 신인선수 및 각 부문별 시상식에서 타격 3관왕(안타, 타율, 득점)에 이어 시즌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를 차지했다.

서건창은 프로야구 출입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99표 중 77표를 얻어 팀 동료인 박병호(13표), 강정호(7표), 밴헤켄(0표)과 삼성의 밴덴헐크(2표)를 압도했다. 2012년 같은 자리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서건창은 불과 2년 만에 최고의 선수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프로야구 역사에서 신인왕에 이어 MVP까지 받은 선수는 2006년 당시 두 상을 한꺼번에 받은 류현진(당시 한화)에 이어 두 번째다.

서건창은 “어려운 시기에 중도포기하지 않고 계속 달려 오늘의 자리까지 오게 됐다. 그동안 꿈꿨던 자리가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늘 실패를 통해서 깨달음을 얻었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치른다”며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라는 말처럼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무명의 신고선수로 2011년 말 넥센에 입단한 서건창은 이듬해 신인왕을 꿰차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부상과 슬럼프로 주춤했지만 절치부심한 끝에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올해 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0, 201안타, 135득점, 48도루, 7홈런, 67타점을 올리며 타율 1위, 최다 안타 1위, 득점 1위, 도루 3위, 출루율 4위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 프로야구에서 전인미답의 경지였던 200안타를 정규리그 마지막 날 돌파하면서 사실상 MVP를 확정지었다. 그는 “모든 기록은 똑같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200안타가 최초였기 때문에 가장 애착이 간다”며 “프로야구의 수많은 기록에 대선배들과 함께 이름을 같이 올려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제 서건창의 내년 연봉이 주목받고 있다. 2012년 2400만원, 지난해 7700만원, 올해 9400만원으로 가파른 인상율을 기록했다. 억대 연봉은 이미 예약했고 인상율이 얼마일지가 최대 관심사다. 서건창은 “그동안은 경기에 집중하느라 (연봉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면서도 “(박)병호형도 그렇고, (강)정호형도 그렇고 지금까지 전례를 보면 대표님께서 알아서 잘 책정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생애 한 번 밖에 받지 못하는 신인왕은 NC 박민우(21)가 차지했다. 박민우는 올 시즌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8, 40타점, 87득점, 1홈런, 50도루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전체 99표의 71표를 얻어 조상우(넥센·15표), 박해민(삼성·13표)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박민우의 수상으로 NC는 지난해 이재학에 이어 2년 연속 신인왕을 만들어냈다. 그동안 1983∼1984년 OB(두산 전신), 2009∼2010년 두산이 2연속, 2002∼2004년 현대가 3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한 바 있다.

박민우는 “많이 부족한 저를 믿고 꾸준히 기회를 주신 김경문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면서 “패기 밖에 없던 저를 마운드에 설 수 있게 해준 코치님과 잦은 실수에 대해 늘 격려해준 선배님들이 없었으면 이 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