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시행된 후강퉁은 예상대로 성공적이었다. 후강퉁은 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외국인투자자가 홍콩거래소를 통해 중국 본토 주식(상하이 A주)을 직접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새로운 시장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시행 첫날은 거래 종료시간을 1시간 이상 앞두고 일일 매수 한도인 130억 위안(2조3200억원)이 모두 소진돼 거래가 조기 마감될 정도였다. 국내에서도 1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자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틀째인 18일에는 거래가 절반 이상 줄어드는 등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긴 했으나 상하이 A주 시장이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후강퉁 시행은 한국 경제에 양면성을 가진다. 새로운 수익원을 찾으려는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기회의 장이다. 국내 증권사에선 상하이 A주에 투자하는 다양한 상품을 속속 선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아울러 중국 증시가 활성화돼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면 우리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문제는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중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증시의 글로벌 위상이 한층 높아져 상하이지수가 세계 기관투자가들이 투자지표로 삼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CSI) 신흥국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도 커졌다. 여기에 편입되면 글로벌 자금의 중국 증시 유입이 늘어나게 된다. 신흥국에 투자하려던 해외 자금이 중국으로 방향을 틀면 현재 MCSI 편입주식의 15.9%인 한국 비중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국내 증시에서 6조원가량의 외국인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후강퉁이 시행되면 약 1조3000억 달러(약 1344조원)의 자금이 중국 본토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아직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의 이탈 조짐은 보이지 않으나 금융 당국으로서는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투자자를 끌어모으려는 중국의 투자 유인책도 간과해선 안 된다. 유인책이란 후강퉁 투자자에게 주식 매매 차익에 대한 세금을 향후 3년간 면제해주기로 한 것을 말한다. 금융 당국은 증시 활성화 대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 지난달 발표키로 했던 대책은 감감무소식이다. 핵심인 증권거래세 인하에 관해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식시장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도록 증권거래세 인하 등을 포함한 증시 활성화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사설] ‘후강퉁’ 여파 경계하면서 국내증시 활성화 서둘러야
입력 2014-11-19 0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