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직개편 인사] 일사불란은 장점 유연성은 ‘글쎄’… 장·차관이 軍 출신인 안전처

입력 2014-11-19 02:53
국민안전처 초대 장관으로 18일 내정된 박인용 전 해군 예비역 장군(대장)은 현장점검을 최우선시하는 현장형 지휘관으로 알려져 있다. 해군 작전사령관 재임 시 “참모들은 말로만 하지 말고 계획과 지시사항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현장에서 늘 점검해야 한다”고 항상 강조했다고 한다. 어떤 일이든 철저히 계획하고 실행하는 신중한 성격이란 평이다.

큰 틀뿐 아니라 작은 부분도 간과하지 않는 치밀함도 갖췄다. 2008년 예편한 뒤 동해대학교 군사학과와 충남대학교에서 강의를 해온 그는 학생들에게 “벼룩의 간을 분석한다는 심정으로 학업에 임하라”는 충고를 자주했다고 한다. 그만큼 치밀하고 구체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고 철저하게 재난을 예방하고 관리해야 하는 국민안전처 수장으로서의 자질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직 장악과 관리에도 남에게 뒤지지 않는다. 특히 박 후보자의 오랜 해상작전 수행능력이 국민안전처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후보자가 군 이외 조직을 이끌어온 경험이 없고 재임 시 큰 사안이 발생하지 않아 실제 위기관리 능력을 점검받지 못했다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그는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 3함대 사령관, 해군 교육사령관, 작전사령관 등 해군 작전·인사·교육·조직 등 주요 분야를 두루 거쳤다. 합동참모차장을 거쳐 지난 2008년 대장으로 예편했다.

국민안전처는 차관급인 중앙소방본부와 해양경비안전본부, 안전행정부의 안전관리 기능과 소방방재청의 방재 기능을 각각 이어받은 안전정책실과 재난관리실, 항공·에너지·화학·가스·통신 등 분야별 특수재난에 대응하는 특수재난실로 구성된다.

하지만 초대 장·차관이 모두 군 출신이 기용된 데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군의 장점인 일사불란함과 신속한 대응체계 구축에는 효율적이겠지만 다양한 형태의 재난 발생에 유연한 대응을 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