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 못 찾은 돈 시중 넘쳐난다

입력 2014-11-19 02:19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돈이 시중에 넘쳐나고 있다.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뚜렷하게 성과를 낼 만한 분야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권에 풀린 총유동성 가운데 단기자금은 19.9%에 이르렀다. 인출이 자유로워 사실상 현금에 준한 예금인 수시입출식예금과 현금 등을 합친 협의통화(M1)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2011년 3월(20.0%) 이후 3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기업 등이 보유한 단기자금이 모이는 머니마켓펀드(MMF)에는 지난 10월 한 달 동안 10조원가량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난 6일 설정액(100조9689억원)이 5년여 만에 100조원대로 올라섰다.

은행의 수시입출식예금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수시입출식예금의 증가액은 26조7000억원으로 전체 은행 수신 증가액(42조4000억원)의 63.0%에 달했다.

한은은 5만원권 발행 등으로 현금보유 성향이 강해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유동성 함정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유동성 함정이란 단기부동자금이 급증해 실물경제로는 자금이 흘러가지 않으면서 통화정책의 효과가 무력화되는 현상을 뜻한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