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시대 진입했는데도 ‘노년목회’ 손 놓은 교회

입력 2014-11-19 02:51 수정 2014-11-19 13:24
㈔교회갱신협의회가 17일 서울 마포구 서현교회에서 ‘성공적인 노년목회와 사별목회,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손의성 배제대 복지신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교갱협 제공

㈔교회갱신협의회(대표회장 이건영 목사)는 17일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서현교회(김경원 목사)에서 ‘성공적인 노년목회와 사별목회,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주 발표자로 나선 손의성 배재대 복지신학과 교수는 “교회는 노인전담 사역부서를 구성하고 노인들의 활동증진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고령화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는 “우리나라가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음에도 상당수 교회는 노년목회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교회 노년사역의 핵심은 노인들이 활동적이고 생산적인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을 위한 목회사역의 구체적 방안으로는 ‘노년사역위원회(가칭) 조직 및 운영’을 제시했다. 손 교수는 “먼저 목회자와 노인전문가, 평신도를 포함해 6∼15명 규모로 사역위원회를 구성하고, 교회와 지역 노인들의 관심사와 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재능 등 정보를 수집하라”며 “정보를 기반으로 노년층의 요구사항을 목록으로 정리하고, 목록에 따라 ‘교육’이나 ‘자원봉사’ 등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성도 전체가 그 목표를 공유하며 일정 기간마다 프로그램의 성과를 평가해 프로그램이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또 “교회가 복지관 등 노인복지시설을 설립해 노인의 욕구를 풀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개교회가 홀로 진행하기 어려울 경우 지역 교회나 사회복지관 등과 협력해 운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 교수는 교회가 노년기의 중요 발달과업 중 하나인 ‘죽음’에 대한 대응책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배우자의 죽음은 애정을 기반으로 지속된 유대관계가 깨지는 것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일으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성공적인 노년을 보내려면 배우자의 죽음에 대한 적응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교회는 죽음에 대해 성경적 의미만 강조하지 말고, 노년기의 사별이 개인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고 적절한 돌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체계적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전담 사역팀을 구성해 죽음을 앞둔 노인이 임종할 때까지 배우자를 도와 함께 수발을 하고, 죽음 이후에는 배우자가 사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소한 3∼6개월 정도 지속적인 관심과 돌봄을 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