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는 없다”… 2014년말 신차 대전

입력 2014-11-19 02:37
현대 ‘아슬란’
폭스바겐 신형 ‘제타’
도요타 ‘2015 올 뉴 스마트 캠리’
현대·기아자동차와 수입차들의 ‘연말 대전’이 시작됐다. 자동차 업계에서 연말은 신차 비수기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 현대·기아차와 수입차 모두 경쟁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며 대격돌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수입차를 겨냥한 중대형 세단 아슬란을 선보였다. 정숙성과 고급 편의사양을 무기로 주요 수입차 고객들인 40, 50대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기아차는 17일 에쿠스에만 장착되는 8기통 ‘타우 5.0 GDI’ 엔진을 탑재한 ‘더 뉴 K9’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현대·기아차는 다음달 중으로 연비를 10% 이상 높인 LF쏘나타 하이브리드, i30, 벨로스터 신형 모델을 내놓는다. 전략은 명확하다. 고연비·고성능을 앞세워 국내시장을 잠식 중인 수입차에 맞서 고연비·고성능 차로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수입차들의 반격도 드세다. 수입차들은 그동안 고급차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최근에는 현대·기아차가 독보적이었던 중형차 시장을 타깃으로 한 3000만원대 자동차들을 대거 출시했거나 출시하고 있다. 올해 수입차 시장의 베스트셀링카였던 폭스바겐 티구안 돌풍이 영향을 끼쳤다. 소형 디젤 SUV인 티구안은 3840만∼4830만원의 가격으로 올 10월까지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수입차 회사들이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폭스바겐은 다음달 중 콤팩트 디젤세단 제타를 국내 출시한다. 전 세계적으로 1400만대 이상 팔린 폭스바겐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150마력 TDI 디젤 엔진을 탑재해 고연비를 자랑한다. 3000만원 초중반대 가격이 예상된다. 닛산은 지난 11일 유럽에서 호평 받은 3000만원대 소형 SUV 디젤차인 캐시카이(3050만∼3790만원)를 내놓았다. 폭스바겐의 티구안, 현대차의 싼타페, 기아차의 스포티지R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의미다. 지난달 29일 출시된 푸조 2008(2650만∼3150만원)도 표시연비 17.4㎞/ℓ의 고연비 소형 SUV로 지난 14일 기준 1300대 계약을 돌파했다.

도요타는 18일 2000여개의 부품을 바꾸거나 재설계한 캠리 신형 모델인 ‘2015 올 뉴 스마트 캠리’ 판매에 들어갔다. 도요타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으로, 2.5와 3.5 가솔린 모델과 2.5 하이브리드 모델 3가지 종류다. 도요타 측은 2년 전 모델인 7세대 캠리 출시가격과 동일한 3390만∼4330만원에 판매키로 했다. 역시 전략적인 가격대 설정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쏘나타와 그랜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수입차들이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다”면서 “현대·기아차가 수입차를 겨냥하고 있다면 수입차들도 현대·기아차의 중형차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