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전 노조간부가 채용사기를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광주지방경찰청은 기아차 전 노조간부 홍모(34)씨가 채용을 미끼로 수억원대의 사기행각을 벌였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 수사결과 노조간부로 활동한 홍씨는 올 들어 광주공장 입사 희망자 2명으로부터 8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자가 2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홍씨는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 11일 잠적한 이후 연락이 끊겼다. 경찰은 홍씨가 노조 또는 회사 간부들과 짜고 조직적으로 채용사기를 벌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공범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와 사측은 사상 최대의 채용비리 사건 이후 10년 만에 이 같은 채용사기 의혹이 다시 제기되자 신속하게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전국금속노조 기아차 광주지회는 “홍 조합원이 부동산 투자와 사행성 게임으로 지게 된 개인 빚을 갚기 위해 채용사기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자체 조사에서 일부 확인됐지만 노조 차원의 조직적 공모는 없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현재 피해자들의 제보를 공개 접수 중이다.
기아차 광주공장 관계자는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수사결과에 따라 회사 차원에서 엄중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2004년 5월부터 7월까지 3차례에 걸쳐 응시자 5만여명 중 1083명을 생산직으로 채용하는 과정에서 노조 집행부와 직원 등 130여명이 채용비리에 연루돼 이 중 19명이 구속되는 홍역을 치렀다. 이 가운데 노조지부장 정모(당시 44세)씨는 36명으로부터 채용대가로 3억7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기아차 전 노조간부 채용사기 의혹… 경찰, 조직적 공모 여부 등 수사
입력 2014-11-19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