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거포가 판치는 남자 프로배구에서 토종 신예 공격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토종 거포의 세대교체 움직임도 일고 있다.
최근 6∼7년간 남자 프로배구판에서 용병 못지않은 공격력을 과시한 토종 거포는 박철우(29·삼성화재) 문성민(29·현대캐피탈) 김요한(29·LIG손해보험) 등 3인방이었다. 이들은 지난 수년간 국가대표로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토종 거포의 자존심을 살려 왔다. 하지만 지난해 전광인(23·한국전력) 송명근(21·OK저축은행)이 프로리그에 가세하면서 토종 거포의 경쟁구도가 한층 치열해졌다.
송명근은 17일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1점(공격성공률 67.85%)을 기록하며 팀의 3대 0 승리와 단독 선두를 견인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2세트 중반과 3세트 초반 용병 시몬(18점)이 극도로 부진하자 아예 그를 제외한 채 경기를 치렀다. 당연히 팀의 보조 공격수였던 송명근에게 공격기회가 자주 왔고, 송명근은 보란 듯이 시몬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이 같은 활약으로 8경기에서 120득점(경기당 평균 15점)을 기록한 송명근은 용병을 제외하고는 김요한(143점) 문성민(131점)에 이어 토종 선수 중 득점 3위에 올라섰다. 송명근은 데뷔 첫 해인 지난해도 용병 바로티가 부진하자 공격의 선봉에 섰고 삼성 레오에 이어 공격성공률 2위(56.46%)에 오르며 차세대 거포의 면모를 과시했다. 송명근은 다음 상대인 삼성화재전(20일)에서 입대를 앞둔 박철우와 신·구 토종 거포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된다.
국가대표로 맹활약하던 전광인은 지난해 데뷔하자마자 용병급 활약을 펼쳤다. 크지 않은 신장(194㎝)이지만 뛰어난 점프와 한 박자 빠른 강스파이크로 월드리그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주포로 활약했었다. 이번 시즌 들어 삼성화재 격파에 앞장서며 한국전력이 중위권(4승3패)으로 도약하는데 일조를 했다. 지난 시즌 토종 최다인 득점 5위(616점)와 공격성공률 3위(55.61%)에 올랐던 전광인은 올해는 레오를 앞질러 공격성공률 1위(58.82%)의 위력을 떨치고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
프로배구 전광인·송명근, 차세대 토종 거포 경쟁… 용병급 활약 펼쳐
입력 2014-11-19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