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특사로 러시아 방문길에 올랐던 최룡해(사진) 북한 노동당 비서가 특별기 고장으로 평양으로 회항했다가 오후 8시쯤 모스크바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번 특별기 회항으로 다시 한번 국제적 망신을 당하게 됐다. 이에 따라 특사단의 일정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비서를 태우고 러시아로 향하던 특별기가 기체 이상으로 평양으로 회항했다가 정비를 한 뒤 모스크바로 향했다”고 전했다. 회항 이유는 엔진 고장이라는 게 정보 당국의 판단이다.
모스크바 외교 소식통도 이날 오전 “평양을 떠나 러시아로 향하던 최 비서의 특별기가 평양공항으로 되돌아갔다”고 확인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이유는 기체 이상 때문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셰레메티예보 공항 관계자도 “북한 대표단의 특별기가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았다”며 “도착이 늦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최 비서의 방문 일정 지연으로 18일로 예정됐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면담도 미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 공보실은 “18일 푸틴 대통령과 북한 최 특사의 면담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아직 최 비서의 상세한 방러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당초 북한은 최 비서의 러시아 방문에 김 제1비서와 부인 이설주가 사용했던 특별기를 내어주는 등 파격적인 대우를 하려 했지만 비행기 고장으로 그 취지가 빛이 바래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특사단의 긴급성 규모 위상 등에 공을 들였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예정됐던 러시아 방북 및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일정이 차질을 빚는 등 국제적인 외교 결례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일정이 하루 지연되긴 했지만 최 비서는 오는 24일까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극동의 하바롭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정치대화 수준 격상, 통상경제관계 활성화 방안, 양국 관계 현안과 국제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訪러 최룡해 특별기 엔진 고장 北으로 회항 정비 후 다시 출발
입력 2014-11-18 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