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열린 상하이A株 사자”… 후강퉁 첫날부터 열기

입력 2014-11-18 03:57

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제도인 ‘후강퉁’이 17일 시작됐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외국인·개인투자자들은 그동안 투자할 수 없었던 중국 본토 주식(상하이 A주)을 홍콩거래소를 거쳐 직접 살 수 있게 됐다.

후강퉁 시행 첫날 일일 매수한도(130억 위안·2조3200억원) 소진으로 조기 마감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국내에서도 100억원 이상이 후강퉁을 통해 중국 증시로 투자됐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고객 문의전화가 평소보다 7∼8배 많이 왔고, 오전에만 거래금액이 지난 14일 홍콩시장 거래금액의 5배를 넘었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성장성이 돋보이는 중국 소비주와 제도 시행 자체의 수혜가 기대되는 증권주에 큰 관심을 보였다.

다만 후강퉁 거래 첫날인 이날 중국과 홍콩 증시는 일본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9%, 홍콩 항셍지수는 1.21% 각각 떨어졌다.

후강퉁은 홍콩에서 상하이 주식을 사고파는 ‘후구퉁’과 상하이에서 홍콩 주식을 매매하는 ‘강구퉁’으로 나뉜다. 우리나라에서 홍콩 주식 투자는 전부터 가능했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에게 새로운 의미가 있는 것은 후구퉁이다. 후구퉁에서 거래할 수 A주는 568개 종목이다. 이는 상하이종합지수 시가총액의 90%다.

이전까지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는 상하이 증시에서 외국인 전용 B주만 거래할 수 있었다. 기관투자가도 A주에 투자하려면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자격을 얻어야 했다. 후강퉁 시행으로 외국인의 중국 본토 주식거래가 한층 수월해진 것이다.

중국 정부는 투자 유인책으로 후강퉁 투자자에게 2017년 11월까지 3년간 관련 주식거래를 통해 얻은 차익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국내 투자자가 A주에 투자하려면 해외 주식매매 시스템을 갖춘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해외주식투자 약정을 맺으면 된다. 거래통화인 위안화를 준비한 뒤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업점 등을 통해 매매주문을 내면 된다.

다만 국내 증시와 다른 점을 유의해야 한다. 상하이거래소는 한국시간으로 오전 10시30분부터 낮 12시30분까지 열린 뒤 오후 2시까지 휴장하며, 2∼4시에 오후장이 열린다. 상하이와 홍콩거래소 둘 중 한 곳만 휴장해도 국내 투자자는 A주를 거래할 수 없다. 상하이거래소에선 하루에 같은 종목을 샀다 팔았다 하는 데이트레이딩도 할 수 없다. 하루 상·하한가 폭은 ±10%다. 매수 단위는 100주로 매도할 때는 단주 처분이 가능하지만 100주 미만은 분할 매도할 수 없다.

증권사들은 후강퉁 투자유망주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대만계 유안타증권은 고령화(헬스케어·보험), 기술발전(소프트웨어·국방·우주항공), 환경보호 테마주와 일대일로(一帶一路·실크로드 부활 프로젝트) 수혜주, 후강퉁 수혜 증권주가 유망하다며 톈스리(天士力)제약, 안후이해라시멘트, 중국평안보험, 초상은행 등 20개 종목을 추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바오샨철강, 중국농업은행, 중국건설은행, 푸싱제약, 창청자동차 등 20개사를 투자유망 기업으로 선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하이 증시에만 상장된 업종 가운데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로 주류업체 구이저우마오타이, 캉위안제약, 중국국제여행 등을 제시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