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보, 130억대 비자금 추가 조성 정황

입력 2014-11-18 03:45
고속도로 휴게소 업계 1위인 대보그룹의 최등규(66) 회장이 대보정보통신 외에도 대보건설 등 다른 계열사를 동원해 130억원대 비자금을 추가로 조성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검찰은 정보통신 분야뿐 아니라 건설사업 수주를 위한 정·관계 로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서영민)는 대보그룹의 비자금 조성 과정에 가담한 혐의로 경기도 용인 소재의 건설자재업체 H사를 최근 압수수색했다. H사 관계자는 “검찰 수사관들이 회사 내부 서류와 김모 대표 휴대전화를 가져간 것으로 안다. 김 대표는 검찰에 불려가 조사도 받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 회장이 2009년 이후 H사와 공모해 공사비를 부풀리거나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민 뒤 H사 측에 지급한 대금을 현금화해 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 130억∼140억원을 조성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동원된 계열사는 대보건설과 대보실업 등 그룹 주력 계열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허위로 임금 등을 줬다가 되돌려 받아 회삿돈 50억원가량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최 회장이 그룹 계열사를 전방위로 동원해 조성한 비자금이 당초 예상보다 몇 배 많은 200억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검찰은 이 자금을 최 회장이 개인 용도로 썼거나 공사 수주 및 각종 편의 청탁을 위한 리베이트로 활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 회장에 대해 조만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최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구체적인 비자금 규모와 사용처, 정·관계 로비 여부 등을 강도 높게 수사했다.

1981년 설립된 대보건설은 주로 관급공사를 수주하며 성장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등록된 감사보고서를 보면 대보건설은 지난해 조달청, LH, 한국도로공사 등에서 수백억원대 관급공사를 따냈다. 올해도 LH가 발주한 1400억원 규모의 경기도 화성 동탄 아파트 건설 프로젝트와 도로공사가 발주한 743억원 규모의 ‘밀양∼울산 고속도로 제14호선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