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아이폰6플러스 써보니… 그립감 굿! 한손 조작 OK 툭 튀어나온 카메라 NG

입력 2014-11-19 02:57

아이폰6는 2009년 국내에 아이폰3GS가 들어온 이후 가장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는 아이폰이다. 화면이 커졌고, 한꺼번에 2가지 모델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게 예전보다 늘었다. 그동안 애플의 방향성과는 다른 행보다.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이 나올 때마다 내세우는 ‘가장 큰 혁신’이라는 문구가 아이폰6에는 딱 맞는다. 아이폰은 더 이상 스티브 잡스의 유산이 아니라 팀 쿡 체제의 애플 DNA가 녹아든 결과물이다.

◇매끈한 조약돌 같은 디자인=아이폰6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바닷가에서 발견한 예쁜 조약돌을 만지는 느낌을 받았다. 알루미늄 유니바디 디자인을 채택해 제품 옆면과 뒷면은 아무런 이음새 없이 하나로 돼 있다. 전면 디스플레이 끝 부분을 둥글게 마무리하면서 옆면과 곡선이 일치하게 만들어 손에 쥐면 아무런 틈을 느낄 수 없다. 만지는 것만으로 만족감을 주는 만듦새다.

아이폰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카메라는 여전히 만족스럽다. 800만 화소로 이전과 같지만 화소수는 화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아이폰6에는 ‘포커스 픽셀’이라는 기술이 적용돼 초점 잡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 ‘눈에 보이는 대로 찍는다’는 아이폰의 사진 철학은 아이폰6에도 유효하다. 낮이든 밤이든 어디서나 찍는 사진은 기대에 어긋나는 경우가 없었다.

동영상이 크게 강화된 것도 눈에 띈다. 동영상은 풀HD도 60프레임 촬영이 가능하다. 최대 240프레임 슬로우 모션 촬영도 할 수 있다. 시네마틱 동영상 흔들림 보정 기능이 있어서 동영상 촬영 시 떨림이 많이 개선됐다. 아이폰5s에 처음 적용된 연사모드는 전면 카메라로 확대됐다. 셀카를 찍을 때 10장이 빠른 속도로 연사돼 그 중에 가장 잘 나온 걸 골라준다. 여성들에게 인기 있을 기능이다.

아이폰5s에 비해 전반적인 성능 향상은 체감하기 어려웠다. 개선이 안 됐다기 보다 아이폰5s 성능이 워낙 좋았던 탓에 향상 폭이 커보이지 않는다.

◇사용자 편의 고려한 아이폰=아이폰6는 소비자가 선택할 여지가 많다. 그동안 애플 제품을 계속 써온 사용자라면 다소 어색할 수 있다. 애플은 사용자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는 회사기 때문이다. 당장 4.7인치 아이폰6를 살지, 5.5인치 아이폰6 플러스를 사야할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실제로 두 제품을 쥐어보면 선택하는 게 쉽지 않다. 아이폰6로 마음을 먹었다가도 갤럭시 노트만큼이나 큰 6플러스의 화면을 보고 있자면 갈등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폰6 화면 크기는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커졌다. 아이폰6를 들고 다니면 안드로이드폰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제법 있다. 화면크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장점 하나가 없어진 셈이다. 해상도는 HD보다 조금 높은 1334×750다. 요즘 나오는 풀HD나 QHD 화면보다 사양이 뒤쳐지지만 실제로 봤을 땐 오히려 아이폰6 화면이 더 좋아 보인다.

화면이 커지면서 한 손으로 불편하지 않게 쓸 수 있도록 아이폰6에는 한손 조작 모드가 도입됐다. 홈버튼을 가볍게 두 번 두드리면 아이콘이 화면 절반 아래쪽으로 내려온다. 화면 아이콘을 표준모드로 할지 확대모드로 할지도 선택할 수 있다. 표준은 아이콘이 6줄, 확대하면 5줄로 배열된다. 애플이 직접 내놓는 정품 케이스도 가죽과 실리콘 두가지로 나왔다. 아이폰5s 까지만 해도 가죽 하나였다. 아이폰6는 선택할 게 많아졌다.

◇배터리 시간, 견고함 아쉬워=아이폰6에서 가장 아쉬운 건 배터리다. 배터리 만큼은 아이폰5s에서 별로 나아진 게 없다. 애플은 배터리 사용 시간이 늘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 사용 시에는 5s와 6의 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아이폰은 배터리 일체형 제품이라 언제나 충전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디자인에서는 일명 ‘카툭튀’가 거슬렸다. 아이폰6 두께는 6.9㎜인데 카메라 렌즈는 이보다 두꺼워서 카메라가 툭 튀어나오는 것이다. 바닥에 놓으면 렌즈가 닿기 때문에 불안하다. 이럴거면 제품 두께 줄이는 걸 포기하더라도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카메라가 튀어나오지 않도록 하는 게 나았겠단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카툭튀 때문에 아이폰6는 케이스 장착이 필수적이다. 또 알루미늄 유니바디 디자인은 디자인 자체로는 뛰어나지만 내구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케이스를 안 쓸 수 없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