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2편이 늦가을 스크린을 수놓는다. 20일 개봉되는 ‘모던발레 채플린’과 27일 개봉되는 ‘빌리 엘리어트’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대 현장의 숨소리를 직접 들을 수는 없지만 땀과 눈물로 범벅된 배우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볼 수 있다는 점이 공연 실황 영화의 매력이다. 오리지널 팀의 최상급 공연을 저렴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다.
‘모던발레 채플린’은 유럽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독일 라이프치히 발레단이 연기하고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2013년 공연이다. 헐렁한 바지에 중절모, 한 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나타난 콧수염의 남자. 찰리 채플린(1889∼1977)의 영화 속 캐릭터 ‘리틀 트램프’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제작된 작품이다. 남성 무용수 타일러 갈스터가 인간 채플린을 연기하고 여성 무용수 아멜리아 윌러가 트램프 캐릭터를 맡았다. 독일 안무가 소니아 파라모가 연출했다.
20세기 무성영화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인 채플린. 불우한 성장과정을 극복하고 위대한 예술가로 성공한 ‘인간 채플린’은 ‘리틀 트램프’를 노동의 현장에 등장시켜 불공평한 세상을 연민과 정의감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우스꽝스러운 리틀 트램프의 뒤에 가려진 인간 채플린은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영화는 이런 관점에서 전개된다. 92분. 12세가.
영국 웨스트엔드 최고의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빌리 엘리어트’는 지난 9월 28일 런던 실황을 담은 것이다. 뮤지컬 공연은 2000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했다. 1980년대 영국 북부 탄광촌을 배경으로 광부 아버지를 둔 열한 살 소년 빌리가 발레리노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렸다. 빌리에게 런던 최고 명문의 로얄발레학교 입학 오디션을 제안하는 윌킨슨 선생과 빌리의 오디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다시 탄광촌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아버지 재키의 모습 등이 눈물겹다.
오리지널 빌리였던 리암 모어가 성인 빌리 역을 맡아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랐다. 27명의 역대 빌리가 총출동해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다. 공연에서는 볼 수 없는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공연의 주역이었던 엘리어트 한나의 인터뷰와 무대 뒷모습, 작곡가 엘튼 존의 코멘트, 2000년 영화의 감독이자 뮤지컬 연출자인 스티브 달드리의 인사말 등도 담겨 있다. 179분. 전체관람가.
이광형 선임기자
땀과 눈물로 범벅 배우들의 모습 스크린으로 본다
입력 2014-11-19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