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암뿐 아니라 여러 가지 암을 치료할 수 있는 항암제가 있다. 특정 암 세포만 선택적으로 표적해 치료하는 단일 표적항암제에서 더 진화된 다중표적항암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엘헬스케어의 ‘넥사바’는 신장암, 간암에 이어 갑상선암을 치료하는 다중표적항암제다. 단일 표적 치료제가 암세포 또는 혈관 내피세포 중 하나를 차단하는 원리라고 한다면, 다중표적항암제는 표적항암제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다. 다중표적항암제는 정상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는 물론이거니와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내피세포까지 선택적으로 차단한다. 따라서 다중표적항암제는 종양의 증식과 혈관 생성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반면, 기존의 세포 독성 항암제들이 정상세포에까지 영향을 미쳐 생겼던 탈모, 구토 등의 부작용을 줄여준다.
넥사바는 지난 2005년 12월 세계 최초의 경구용 진행성 신장 세포암 치료제로 시판 허가를 받은 데 이어, 2007년 11월에는 간 세포암 환자의 생존율을 유의하게 연장시킨 최초의 경구 치료제로서 절제수술이 불가능한 간 세포암 치료제로 미국 FDA의 승인을 획득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6년 신장 세포암에 대한 적응증 승인에 이어, 2008년 간 세포성 암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또 2011년 11월부터 간암에 대한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면서 많은 간암 환자들에게 치료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넥사바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의 진행성 분화 갑상선암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갑상선암은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내분비계 암종 중의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3만5000명의 환자가 사망에 이른다. 한국에서는 2011년 기준, 약 4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21만5000명 정도의 환자가 갑상선암으로 치료 받고 있다.
넥사바는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의 진행성 분화 갑상선암에 대해 허가받은 표적항암제다. 넥사바는 국내에서 간세포성암 및 사이토카인(cytokine) 치료에 실패 경험이 있거나 이러한 요법이 적절하지 않은 진행성 신장세포암 치료제로 허가받아 사용되고 있다. 넥사바에 대한 이번 국내 승인은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의 진행성 분화 갑상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DECISION 3상 임상시험의 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DECISION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약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의 중앙값이 5.8개월인 데 비해, 넥사바 치료군은 10.8개월로 무진행 생존기간을 5개월 연장시켰다. 또 위약군에 비해 질병의 진행이나 사망 위험을 41%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이 연구결과는 제49회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노상경 바이엘헬스케어 전문의약품 사업부 대표는 “넥사바의 유용성이 진행성 분화 갑상선암의 치료에까지 확대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대부분의 분화 갑상선암이 치료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표준치료법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이 있는 만큼 넥사바가 이 환자들에게 새롭고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항암제 이야기-넥사바] 신장암·간암 적용되던 다중표적제, 분화 갑상선암까지 치료영역 확대
입력 2014-11-18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