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 자궁경부암 백신 성 생활 시작전 접종하면 가장 큰 효과… WHO 1차 대상 9∼13세로 정해

입력 2014-11-18 02:04
자궁경부암은 대표적인 여성암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3명 정도가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다. 이러한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다. 바로 자궁경부암 백신이다.

그렇다면 자궁경부암의 원인은 무엇일까. 자궁경부암의 주요한 원인은 피부 접촉으로 감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로 밝혀졌다. HPV는 자궁경부암의 원인일 뿐 아니라 여성에게 외음부암, 질암 등을, 남성에게 음경암 및 항문암 등을 유발하며 남녀 모두에게 생식기 사마귀를 일으킨다. 남녀의 75∼80%가 일생 중 한번 이상 HPV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100여 종의 HPV가 관찰됐으며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약 15종인 것으로 보고 됐다. 이 중 HPV16과 HPV18 두 가지는 약 70%의 자궁경부암에서 발견돼 자궁경부암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한부인종양학회에 따르면 HPV는 여성 10명 중 8명이 일생에 한번은 걸릴 정도로 흔한 바이러스다. 우리나라 여성의 3분의 1이 HPV에 감염돼 있으며, 18세에서 29세 사이의 여성 2명 중 1명이 감염 된 것으로 나타났다.

HPV 예방 백신은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 즉 감염에 노출되기 전에 접종하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HPV 1차 예방 대상을 9∼13세로 정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9세부터 접종 가능하다. 특히 만 9세에서 13세 사이의 소아·청소년은 2회 접종만으로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으로는 가다실, 서바릭스가 있다.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만 9세에서 13세 사이 남녀 소아청소년은 가다실의 경우 기존 3회에서 2회 접종 가능하다고 승인했다. 남녀 소아청소년 모두를 대상으로 2회 접종을 승인 받은 백신은 가다실이 유일하다. 가다실은 국내에 앞서 해외에서 먼저 9∼13세에 대한 2회 접종을 승인 받았다. 유럽위원회는 올해 4월 9∼13세의 소아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가다실 2회 접종 일정을 승인했으며, 현재 전 세계 40여 개국이 해당 일정을 승인 받았다. 서바릭스도 9∼14세 여아 대상 2회 접종을 승인 받았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성접촉을 하기 전 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 세계보건기구 전문가 전략자문그룹(WHO SAGE, The Strategic Advisory Group of Experts)에서는 올해 4월 여아들이 성접촉을 하기 전 HPV 백신을 가능한 한 빨리 접종하는 것이 이롭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15세 이전에 HPV 백신을 접종하는 경우 2회 접종을 권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추세는 전 세계적이다. 더불어 남성 역시 항문질환과 생식기 사마귀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접종이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국가적 면역 체계 구축을 위해 백신 접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국가가 HPV 백신 접종을 지원하는 나라들의 HPV백신 접종률을 살펴보면 미국은 53%(13∼17세), 영국은 75.4%(12∼20세), 호주(12∼17세)는 80%에 달한다.

최근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부작용 논란으로 인해 염려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확인되지 않은 부작용 논란으로 인해 백신 접종을 기피한다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올해 2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백신안전성자문위원회가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HPV 백신 접종이 다발성 경화증 등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한다는 것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WHO는 ‘확인되지 않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백신 접종을 기피한다면 위험한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 우려했다.

장윤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