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욕망앞에서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나”

입력 2014-11-18 02:53

한국 문학계에서 진보 진영을 대변해 온 한국작가회의가 18일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유신치하였던 1974년 펜을 무기로 민주화를 위해 싸우겠다며 출범한 자유실천문인협의회가 모태이며, 87년 민족문학작가회의를 거쳐 2007년 지금의 한국작가회의로 재탄생했다.

이시영 이사장은 17일 서울 마포구 한국작가회의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야말로 역사 속에서 돌출된 거리의 조직으로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다”면서 “이 땅에 민주주의가 정말로 글자 그대로 실현돼 (한국작가회의가) 현실에서 역사로 옮겨가는 날을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국 리얼리즘 시를 대표하는 이 이사장은 자유실천문인협의회 결성 당시 26세 막내로 참여했다.

자유실천문인협의회 결성 때 표현의 자유와 민주화를 촉구했던 ‘문학인 101인 선언’을 잇는다는 의미에서 ‘젊은 문학 선언’도 발표했다. 선언은 “자본과 욕망의 거대한 괴물 앞에서 문학이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질문하고 질문할 것이다. 그것이 문학의 유일한 존재 이유”라고 밝혔다. ‘한국작가회의 40년사(사진): 1974-2014’와 함께 ‘증언: 1970년대 문학운동’도 냈다. ‘증언: 1970년대 문학운동’에는 고은, 백낙청, 신경림, 황석영 등 문인들의 유신시절 활동상이 기록돼 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으로부터 외환위기 직전 후원금 5억원을 받은 사실 등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흥미롭다.

기념식은 22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리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함세웅 신부, 고(故) 김근태 전 의원, 가수 전인권씨 등에게 감사패가 수여된다.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