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 수칙] 비만은 남녀 경계대상 1순위

입력 2014-11-18 02:50

흡연과 비만은 많은 암에 있어 유발인자로 알려져 있다. 흡연의 경우 최근 다양한 정부 정책으로 인해 줄어들고 있는 편이지만 비만의 경우 오히려 식생활이 서구화되며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지목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19세 이상 성인의 32.4%가 비만으로 분류돼 있고, 비만에 의한 진료비 지출도 2011년 2조7000억원으로 크게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는 초고도비만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12년간(2002년부터 2013년까지) 일반건강검진 빅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초고도비만율(BMI≥35kg/㎡)은 2002년 0.17%에서 2013년 0.49%로 2.9배 증가했다.

그렇다면 비만과 암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최근 영국에서는 500만명 대상의 대규모 비만 코호트 추적·관찰 연구를 통해 비만이 자궁암 담낭암 간암 신장암 등 주요 암 발생 위험을 10∼41%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대학교암병원의 암건강증진센터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비만은 폐경기 이후의 유방암 대장직장암 위암 식도암 자궁내막암 신장암 전립선암 감상선암 등 여러 암의 발생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암 진단을 받은 경우에도 비만은 2차 암 발생위험을 높이기도 하는데 암 진단 전에 비만이었던 암 생존자는 정상체중 암 생존자에 비해 대장직장암 발생 위험이 3.45배, 생식비뇨기계암 발생 위험이 3.61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유방암 환자에서 비만은 반대쪽 유방암과 자궁내막암의 발생 위험을 높이며, 타목시펜(유방암치료제)을 복용 중인 유방암 환자에서 비만인 경우에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비만은 식도암 대장직장암 간암 담낭암 췌장암 신장암 다발성골수종 위암 전립선암 유방암 자궁암 난소암 등 많은 암의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체질량지수가 1 높아질수록 유방암 환자의 사망률은 3%씩 증가하고, 유방암 진단 후 체질량지수가 2 이상 증가한 경우에 재발위험이 53%, 사망위험이 64%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여성 대장암 환자에서는 비만일 때 재발이 24%, 총사망이 34% 증가했다는 연구도 있다.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것도 문제이다. 저체중(체질량지수 18.5kg/㎡ 미만)은 암의 예후에 오히려 불리한데 저체중 유방암 환자에서 재발과 원격전이가 더 많으며, 두경부암이나 식도암 환자의 경우 암 진단 시 저체중이었던 경우에 비해 오히려 사망위험도가 높다는 보고가 있다.

또 대부분 암환자는 암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치료기술과 치료약제 발달로 장기생존이 가능해져 암 이외의 다른 질병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암 생존자의 사망원인은 뇌혈관질환(18.5%), 당뇨(7.8%), 심혈관질환(6.8%) 순으로 높아 동반질환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는데 이들 동반질환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비만’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의료진은 정상 체중을 유지하면 암의 재발과 사망, 그리고 2차 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조민규 기자 kioo@kukimedia.co.kr